安 "협상 시한 종료됐다…여론조사 제안, 尹 무응답"
"협상결렬 선언"…투표용지 인쇄 전 합의 물 건너가
한국리서치 이재명 4.6%p 상승…격차 4%p→0%p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간 단일화 협상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단일화 결렬'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만 가열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 합의를 이뤘지만 안 후보가 결렬을 통보했다"며 안 후보에게 책임을 미뤘다. 안 후보는 이날 "제가 제안한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에 윤 후보는 어떠한 입장 표명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로써 온전한 단일화 시너지를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오는 28일이면 투표용지가 인쇄된다. 대선까지 열흘도 채 남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여수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협상에 대해 시한이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을 했다"며 "지난 13일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경선을 하자고 제안한 뒤 어떠한 답도 없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더 이상 답을 기다리는 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며 "그 후에도 여러가지 잘못된 소문과 마타도어가 휑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날 (윤 후보에게서) 한 번 얘기를 해보자는 제안을 들었다"며 "도대체 어떤 말을 저희에게 할 것인지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이 들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가 언급한 '전권 대리인'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는게 안 후보 주장이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권 대리인간 협상'을 "양쪽에서 대리인에게 전권을 줘 협상을 하면 거기서 합의한 내용 자체가 '합의'라는 결과로 도출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안 후보는 "결론을 내자는 수준이었고, 정해온 내용을 들어보니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윤 후보가 경선 단일화에 어떠한 입장이나 의견 표명은 없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윤 후보가 '협상 테이블에 경선 단일화 내용 자체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한데 대해선 "저희가 협상 테이블에 올렸는데 그렇지 않다고 하는 것은 협상 상대자로서 도리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윤 후보가 안 후보를 만나기 위해 여러 차례 시도했다는 주장엔 "지금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계속 온다. 어떤 채널을 통해 제 번호를 뿌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짓을 하는 게 협상 파트너로서 맞는 태도인지 모르겠다"고 반격했다. "당에서 공식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다.
국민의당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입장문을 통해 "결론적으로 자신들(국민의힘)의 뜻대로 되지 않자 모든 것을 자신들의 변명, 입맛에 맞춰 일방적으로 까발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자신들의 요청으로 시작된 비공개 협의 사실을 후보가 직접 나서 공개하고 일방적 관점에서 주장한 건 단일화의 진정성이 있다는 주장을 부정하는 모순된 행동"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결국 단일화 불발 배경엔 양측간 신뢰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날 회견으로 본인들의 책임 회피를 위해선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신뢰하기 어려운 세력이라는 점을 거듭 확인시켜 줬다"고 공격했다.
이 본부장은 전날 새벽부터 이날 아침까지 이뤄진 두 후보 측 협상 배경에 대해 "실무 차원에서 윤 후보 측의 진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종 합의를 도출한 뒤 후보간 만남 조율만 남았었다'던 윤 후보 회견 내용과 배치되는 의견이다.
그러면서 그는 "전권 협상 대리인이 아닌 선대본부장 차원에서 단일화 방향 등을 확인하고자 했고 그 결과 상호 신뢰를 담보하기엔 불충분하다고 봤기에 최종 결정에 이르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윤, 안 후보가 상반된 입장을 표하면서 단일화 합의는 일단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투표용지 인쇄 후 이뤄지는 단일화는 사표 발생으로 효과가 반감된다. 정치권에서 이날을 온전한 단일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봤던 이유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마지막까지 국민 뜻을 받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투표 직전까지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시도하겠다는 의미다.
윤 후보 측이 단일화 논의를 포기하지 못하는 건 지지율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이날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지난주만 해도 다수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앞섰지만 이번 주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한국리서치가 KBS의뢰로 지난 24~26일 전국 유권자 2000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윤 후보는 39.8%로 동률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8.2%,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3.1%였다.
열흘 전 실시한 KBS·MBC·SBS 방송 3사 여론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이 후보는 4.6%포인트(p), 윤 후보는 0.6%p 동반 상승했다. 이 후보 오름폭이 커서 열흘 전 4%p 격차가 이번에 사라졌다.
엠브레인퍼블릭이 공개한 조사(뉴스1 의뢰로 지난 25, 26일 전국 유권자 1014명 대상 실시)에선 윤 후보가 42.4%, 이 후보가 40.2%를 얻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2.4%p로 오차범위 내다. 안 후보는 9.0%, 심 후보는 2.8%로 나타났다.
CBS 노컷뉴스의 의뢰로 서던포스트가 지난 26일 전국 유권자 10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윤 후보 40.4%, 이 후보 40.0%를 기록했다. 불과 0.4%p 차다. 직전 조사(18, 19일 실시)에선 윤 후보 40.2%, 이 후보 31.4%였다. 격차가 오차범위 밖인 8.8%p였다. 윤 후보 우세 판세가 일주일 새 초접전으로 바뀌었다. 안 후보는 8.1%였다.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엠브레인퍼블릭과 서던포스트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양강 후보가 막판 초박빙 판세를 만들면서 두 당의 안 후보에 대한 구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윤, 안 후보간 단일화 난항을 국민의힘 탓으로 돌리며 "안 후보가 완주 의지를 선언했으니 그 뜻이 존중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단일화 논의가 끝났다고 단정 지으며 호도하지 말길 바란다"며 "윤, 안 후보는 '정권교체'라는 대의와 명분에서 단 한 번도 바뀌거나 흔들린 적이 없다"고 응수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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