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러시아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제재"…다음은 푸틴 애인?

김당 / 2022-02-24 10:31:58
U.S. slaps sanctions on Russia's Nord Stream 2 pipeline company
바이든, SWIFT 옵션부터 푸틴의 '금메달 여친'까지 제재 카드 만지작
공화당 매파 "더 강력한 제재 취해야"…제재 속도에 의견 불일치 지적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노르트 스트림-2(Nord Stream 2)' AG에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을 방문해 러시아 최대 규모의 열생산 시설인 1만1800MW 용량의 복합 사이클 가스 터빈 장치가 가동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가즈프롬 홈페이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나는 노르트 스트림-2와 그 임원들에게 제재를 가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2일 '노르트 스트림-2' 사업 승인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UPI뉴스는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러시아군을 배치해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이 노르트 스트림-2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노르트 스트림-2는 발트해 해저를 통해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천연가스관이다.

이 가스관은 러시아의 국영회사인 가즈포름(Gazprom)과 유럽 기업들이 건설했다. 미국이 노르트 스트림-2에 대해 제재를 한다는 것은 가즈프롬을 겨냥한 제재라는 뜻이다.

노르트 스트림-2 건설 비용은 가즈프롬과 유럽 기업들이 절반씩 댔지만 소유권은 가즈프롬이 가지고 있다.

가즈프롬측은 노르트 스트림-2는 5개의 주요 EU 에너지 그룹이 각각 최대 9억 5천만 유로를 투입한 상업 프로젝트 파이낸싱인데 러시아를 악마화하고 다른 천연가스 공급 또는 운송 솔루션을 홍보하거나 보호하는 것과 같은 정치적인 이유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바이든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대를 배치하기 시작한 이래, 미국은 강력하고 통합된 대응을 제공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왔다"면서 "이달 초 숄츠 총리를 만났을 때 말했듯이 독일은 그 노력의 선두 주자였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할 경우 노르트 스트림-2 송유관을 중단하기 위한 노력을 긴밀히 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러시아-독일 직통 파이프라인 노르트 스트림-2(Nord Stream2)는 지난해 9월에 완공되었지만 가동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가즈프롬 홈페이지]

이어 "어제 독일은 양국 정부 간의 긴밀한 협의 끝에 파이프라인 인증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 "오늘 저는 행정부에 'Nord Stream 2 AG'와 그 기업 임원을 제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조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조치에 대한 우리의 초기 제재 조치의 또 다른 부분"이라면서 "내가 분명히 했듯이 러시아가 계속해서 위기를 고조한다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실제 침공이 이어질 경우 푸틴과 그 가족 및 측근에 대한 제제, 그리고 러시아를 국제은행결제망(SWIFT)에서 분리하는 대규모 금융제재 등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에도 러시아의 SWIFT 분리 관련 논의는 지속돼 왔다. 러시아는 SWIFT 옵션을 자국에 대한 선전포고와 동일하다고 선언할 만큼 이를 '그동안 겪지 못했던 강도'의 금융제재로 인식하고 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이례적으로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바 있다.

외국 지도자에 대한 미국의 직접 제재는 드물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리비아의 무아메르 카다피 등이 직접 제재 대상이었다.

미국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재 전술 중 하나는 지도자와 그 가족, 군과 민간 그룹을 제재하는 것이다. 푸틴과 그의 친구, 그리고 가족은 러시아의 강력한 기업 과두제 집권층(oligarchs) 및 은행과 함께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

앞서 AP통신은 지난 1월 해설기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푸틴 대통령을 응징하기 위해 고려 중인 재정적 옵션은 전면적인 것부터 여자 친구 등 매우 사적인 것까지 다양하다면서 다양한 제재 조치를 소개했다.

▲ 푸틴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진 2004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알리나 카바에바(Alina Kabaeva) [러시아 대통령궁 누리집]

미 공화당 의원들은 또한 러시아 상류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촉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푸틴의 가족과 푸틴의 연인으로 알려진 2004년 리듬체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알리나 카바에바(Alina Kabaeva)도 포함된다.

언론계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카바에바는 2014년 내셔널미디어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는데 2020년 러시아의 한 탐사보도 매체는 카바에바의 연봉이 7억8500만 루블(약 114억9000만원)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의 대외경제은행(VEB)과 방위산업 지원 특수은행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도 러시아 주요 은행과 신흥재벌 등에 대해 제재 조치를 취했다

이번 제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군대 진입을 명령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침공'으로 규정하면서 경제 제재에 착수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조국수호의 날을 맞아 모스크바 크레믈린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궁 제공]

하지만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면서 바이든은 제재 딜레마에 직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은 24일 미국의 정책 입안자들이 러시아의 침공에 반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합된 것처럼 보이지만 제재의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 불일치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공화당의 매파 의원들은 현재의 제재가 약하다며 지금 당장 가장 엄중한 제제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다른 의원들은 모스크바의 잠재적인 추가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서 가장 가혹한 처벌은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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