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다는 것 어필해 신용등급 하락 막으려는 것"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전운이 짙게 드리운 가운데 "러시아가 오래 전부터 전쟁을 준비해 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자문역(국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러시아 중앙은행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 이는 오래 전부터 전쟁을 준비했다는 증거"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러시아 중앙은행 재무상태표를 보면, 2020년에 615억 루블의 적자를 냈다. 그런데 자본은 오히려 2019년말 9조4375억 루블에서 2020년말 17조6537억 루블로 약 88% 급증했다.
적자를 기록하면, 자본은 감소하는게 일반적이다. 러시아 정부가 중앙은행에 따로 출자를 한 적도 없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돈이 떨어진 듯한 '요술'이 펼쳐진 것이다.
차 국장은 "이는 명백한 분식회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20년말 기준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기자본비율(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눈 값)이 35%나 된다"며 "매우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약 4%다. 기축통화국 중앙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대개 1% 수준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돈을 찍어내는 중앙은행이 굳이 높은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차 국장은 "전쟁이 터진 후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걸 막으려는 시도"라고 진단했다.
전쟁은 많은 돈이 든다.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해당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오르기 마련이다.
차 국장은 "러시아 중앙은행에 돈이 매우 많다는 걸 대외에 어필,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CDS프리미엄 상승을 방지하려 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과 태평양전쟁 시기의 일본도 같은 수법을 썼다"며 "러시아가 이미 오래 전부터 전쟁을 준비해 왔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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