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금투 내부통제 부실 여부가 핵심 쟁점"…검찰도 같은 혐의로 기소 '1조7000억 원대 사기극', '역대 최초 투자자 손실 100% 배상', '금융사 최고경영자(CEO) 중징계'…
대표적 사모펀드 부실 사건 '라임 사태'는 많은 이슈를 쏟아내며 한국사회를 휘저어놨다. 그러고도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임사태 책임을 놓고 금융사간 법정싸움이 막 시작됐다.
21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최근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서울 남부지법에 10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우리·하나은행은 2020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자들에게 손실 전액을 배상했다.
두 은행은 이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이 라임과 신한금융투자에 있다며 구상권을 행사한 것이다. 우리은행이 청구한 손해배상금은 647억 원, 하나은행은 364억 원으로 총 1011억 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라임에 돈이 없다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결국 이 소송의 핵심은 신한금융투자에게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 없느냐다"고 강조했다. 현재 라임의 자산은 약 190억 원에 불과한데, 부채는 약 5300억 원에 달한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의 무역금융펀드 투자에서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을 제공했다. 특히 임일우 전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본부장은 무역금융펀드에 부실이 확인된 뒤에도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과 공모해 이를 은폐했다. 그 후에도 펀드 판매를 지속하면서 수억 원의 금품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임 전 본부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 등)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징역 8년, 벌금 3억 원의 형이 확정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는 개인의 범죄일 뿐, 회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내부통제 부실 혐의를 비켜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검찰은 신한금융투자가 임 전 본부장에 대한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양벌규정을 적용, 지난해 1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현재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재판장 박원규)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양벌규정은 직원이 업무 과정에서 위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해당 법인이나 업주까지 처벌하는 규정이다.
우리·하나은행도 같은 논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모두 라임의 사기행위에 임 전 본부장이 가담했으니 신한금융투자도 내부통제 부실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 중"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신한금융투자의 입장은 다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 배상 책임을 인정할 리 없다"며 "내부통제 부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에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조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신한금융투자의 형사소송이 민사소송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형사소송을 담당한 박원규 부장판사는 "사건의 주요 쟁점은 임 씨의 위법행위가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 적용 요건인 업무 관련성을 갖는지 여부와 신한융투자가 임 씨에 대한 주의·감독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법조계는 우리·하나은행의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손배소와 관련, '원고 일부 승소'의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보통 이런 사건에서 재판부가 어느 한 쪽의 손을 완전히 들어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원고 일부 승소, 즉 신한금융투자가 1011억 원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물어주는 쪽으로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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