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가 부동산담보대출…"규제 피해 돈 빌리려는 사람 쇄도"
대부분 年 15% 초과 고금리…"과중한 소비자 부담 우려" 김 모(33·남) 씨는 요즘 집을 보러 다닌다. 전세 계약이 곧 끝나는데, 집주인은 월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월세를 내느니 차라리 집을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다.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기는 했다. 그러나 대출규제 탓에 필요한 만큼 돈을 빌리기 힘든 상황이다. 지인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을 통해 대출을 받을 것을 권했다.
P2P금융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다. 은행이나 보험사보다 규제가 훨씬 약하다. 연 15%의 고금리가 걱정되긴 했지만, 결국 김 씨는 주택 구매를 위해 돈을 빌리기로 했다.
황 모(45·남) 씨는 자영업자다. 식당을 경영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작년부터 사실상 빚으로 버티는 상태다. 더 이상 돈을 빌릴 곳이 없어서 고민하던 중 P2P금융을 알게 됐다.
황 씨가 상담한 P2P금융업체는 황 씨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은행에서는 이미 1억 원의 생활안정자금 대출을 받은 터라 추가 대출이 불가능했지만, P2P금융에서는 후순위담보로 LTV 70%까지 빌릴 수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P2P금융업체는 자사가 제휴한 대부업체를 통해 LTV 100% 대출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문제는 금리가 연 17%에 달한다는 점이었다. 당장 돈이 필요하지만, 너무 높은 금리에 황 씨는 고민에 빠졌다.
올해 들어 대출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이른바 '대출 난민'들이 P2P금융으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대출 난민은 돈을 빌려줄 곳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사람들을 칭하는 속어다.
P2P금융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P2P금융업계의 대출 잔액은 총 2조8995억 원으로 지난해 6월 말(2694억 원) 대비 10배 넘게 폭증했다.
작년 6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P2P금융은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됐다. 그 후 약 7개월여 만에 10배 이상 급성장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 대출 잔액이 31.6%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P2P금융이 다른 제도권 금융사인 은행이나 2금융사에 비해 대출규제가 훨씬 약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현재 규제지역에서 시가 9억 원 이하 주택의 LTV 규제 한도는 40%다. 9억 원 초과 15억 원 이하 주택은 LTV 20%로 제한되며, 15억 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다. 은행과 2금융권 모두 LTV 규제는 동일하다.
또 올해 1월부터 총대출 2억 원 초과 차주 전부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됐다. 은행의 DSR 규제 한도는 40%, 2금융권은 50%다. 7월부터는 총대출 1억 원 이상 차주로 규제가 확대된다.
반면 P2P금융의 LTV 규제 한도는 70%다. DSR 규제는 아예 없다. 차주의 소득에 관계없이 주택 시가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한 셈이다.
집을 가지고 있음에도 대출이 거절돼 발만 동동 구르던 소비자들의 눈이 번쩍 뜨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P2P금융 대출 잔액 중 부동산담보대출이 약 70%의 비중을 차지했다.
P2P금융 관계자는 "아무래도 주택 등 부동산담보대출이 가장 안전하다"며 "기꺼이 집을 담보로 내미는 차주가 많아 이쪽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P2P금융은 기본적으로 자체 자금으로 대출을 실행하는 게 아니라 투자자를 모집해 돈이 필요한 차주와 연결시켜 준다. 따라서 투자자를 구하는 게 핵심인데, 이 부분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의 효용이 빛난다.
P2P금융 관계자는 "주택, 오피스텔 등이 담보로 제시된 대출은 투자자 모집이 순식간에 종료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대부업체와 연계해 LTV 100%까지 대출을 해주는 곳도 존재한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SNS) 등에서 'LTV 100%, 최고 30억 원까지 대출'이란 광고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체에는 LTV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 점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리는 한편, P2P금융업체와도 제휴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금리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고신용자가 집을 담보로 내놓아도 P2P금융에서는 연 10% 이하의 대출이 어려우며, 대부분 연 15%가 넘는다.
P2P금융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보통 연 15~1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연 8~10%의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다"며 "자금조달비용이 높기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 15%가 넘는 고금리대출의 원리금을 갚아나가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리한 대출을 받았다가 자칫 담보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수 있다"며 주의할 것을 권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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