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이 뭐길래…이번엔 野 단일화 뇌관으로 부상

장은현 / 2022-02-14 14:54:45
안철수측 "서울시장 보선처럼 100% 국민 여론조사"
'역선택 방지 조항' 포함 안돼…적합도·경쟁력 조사
윤석열측 "역선택 우려…보선 방식, 與 원하는 바"
전문가 "역선택 효과, 클 수 없어…조직 동원 불가"
'역선택' 논란이 대선판에 다시 불거졌다.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당이 대립하면서다. 

역선택은 A정당 지지자가 B정당 경선에 개입해 일부러 '약체' 후보에게 투표하는 행위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100% 방식의 단일화가 역선택을 불러 윤 후보에게 불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안 후보 측은 "100% 국민 경선은 국민의힘이 쓰던 방식"이라고 반박한다.

▲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2차 4자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 회의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질 소모적 논쟁이야말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일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어떤 훼방을 놓고 어떤 무도한 공작과 농간을 부릴지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역선택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이다. 

권 본부장은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첫째도 정권교체, 둘째도 정권교체가 시대적 사명이자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님의 진심을 믿고 싶다. 정권교체를 이룰 가장 확실하고 바른 길이 무엇인지 헤아려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고수하는 명분으로 국민의힘을 걸고 넘어졌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 방식(여론조사)에 의해 윤 후보도 대선 후보가 됐고 이준석 대표도 당대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선 당시 단일화 경선을 할 때도 그쪽에서 원하던 방식을 저희가 수용해준 것이고 그 조사로 안 후보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한테 졌다"고 '아픈 기억'을 소환했다.

지난해 3월 실시됐던 오, 안 후보의 단일화 여론조사는 서울시민 3200명 대상으로 100% 무선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다. 2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후보로 누가 더 적합하냐"는 '적합도'와 "후보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느냐"는 '경쟁력'을 물은 결과를 절반씩 합산했다. 당시 민주당 지지층을 여론조사에서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본부장은 '100% 경선 방식을 윤 후보가 받지 않으면 단일화는 성립되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방식을 오래 논의하면 단일화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는데 그 폐해가 고스란히 안 후보한테 오는 게 저희가 제일 우려하는 것"이라면서다.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 문제에 대해선 전날 다 말씀을 드렸고 별도로 드릴 말씀은 없다"며 단일화 제안을 긍정 평가하나 (방식 등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의견을 재확인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역선택의 실체가 아예 없지는 않으나 영향력이 지대하다곤 볼 수 없다"며 "윤 후보 측이 여론조사를 거부하는 건 1%의 가능성도 없애겠다는 의미인데 너무 겁을 먹고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1000명 대상 여론조사를 했을 때 약 반 정도가 진보층이라면, 그 중 조직적으로 안 후보 선택에 동원되는 사람이 얼마나 포함될지 실효성이 적다는 게 이 평론가의 설명이다.

그는 "윤 후보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간택된 인물"이라며 "이러한 선거 환경을 고려하면 안 후보 쪽으로 여론이 확 쏠릴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안 후보 측이 경선 방식의 단일화를 고수하는 것과 관련해선 "윤 후보가 응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완주해야 할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해 일단 말은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통화에서 "역선택은 여론조사를 할 때 얼마든지 방지책을 강구할 수 있다"며 "어떻게 협상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 조사'라고 명시하고 시작하면 윤 후보 측의 말처럼 민주당 지지자들이 안 후보에게 역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통상의 여론조사로 소개한 뒤 정당 지지도 조사 등을 활용해 민주당 지지층을 제외하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전국 유권자가 4000만 명이 넘는데 역선택을 위해 조직적으로 사람을 동원하는 게 실질적으로 큰 효과를 보긴 어렵다"며 "그 정도의 대규모 캠페인이라면 외부에 공개될 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안 후보가 후보 등록 날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발표했다는 건 그쪽의 상황이 많이 안 좋다는 걸 반영하는 것"이라며 "지지율이 박빙이면 모르겠지만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선 구원의 손길을 빨리 줄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역선택 방지 조항 등을 받아들이지 않으니 도둑놈 심보"라며 "상황상 '담판 단일화'를 위한 흥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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