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선거 막판 잇단 논란…김혜경 과잉방어 역풍 우려도

허범구 기자 / 2022-02-08 14:04:07
강병원 "金의혹, 어설픈 해명 사태 키워…사과 필요"
우상호 "민심 역풍 맞을 수 있는 발언은 삼가달라"
송영길 "나도 아플때 비서가 약사다줘"…정의당 반발
김용민 "野 집권시 매일 중국올림픽" 글 썼다 삭제
더불어민주당에서 잔 실수가 이어지고 있다. SNS에 글을 올렸다 지우는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잘못이나 논란을 인식해서다.

선거 막판 실점은 충격이 크다. 민심이 화나면 표가 무더기로 날아간다. 당 지도부와 선대위 내부에서 자성과 경계령이 나온다.

선대위 지도부는 8일 오전 회의에서 논란성 발언은 특히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의도가 어떻든 간에 자칫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발언을 삼가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오른쪽)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본부장단 회의장에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선대위와 주변에서 언론 보도가 있을 때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어설픈 해명을 해서 오히려 사태를 더 키우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냉정하고 차분하게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제 주문이 나올 만큼 최근 민주당 인사들의 언행은 멋대로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매일매일이 중국 올림픽 보는 심정일 것"이라고 썼다.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실격된 안타까운 상황을 야당 비판에 잽싸게 활용한 셈이다.

김 최고위원은 "불공정이 일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 글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이 '좋아요'를 눌렀다.

"선수단 좌절과 국민 분노를 정치 공세에 악용했다", "편파 판정을 항의해야지, 무슨 생각이냐"는 항의 댓글이 달렸다. 김 의원은 약 30분 만에 게시글을 삭제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65번째 시리즈로 탐정업법 도입을 제시하며 '괴도' 루팡을 '명탐정'이라고 했다가 지웠다.

이 후보는 "어린 시절 추리 소설을 읽은 독자라면 왜 우리나라엔 셜록 홈즈, 아르센 루팡(뤼팽) 같은 명탐정이 없을까 생각해보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추리소설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의 주인공인 루팡은 의적에 가깝다. 이 후보는 한 시간 뒤 글을 수정해 '아르센 루팡' 대목만 지웠다.

국민의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재명 후보님, 루팡은 도둑이다. 법인카드, 업무추진비를 훔치는 도둑 말이다"라며 "도둑과 탐정을 구별도 못하면서 기재부 금고를 통째로 직속으로 두려고 하냐"고 비꼬았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 등은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법인카드 유용 등 각종 의혹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민심과 동떨어지는 대응으로 화를 더 키우는 모양새다. 되레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비판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 [이재명 후보 페이스북]

송 대표는 전날 CBS라디오에서 김 씨 약 대리처방 의혹을 문제삼는 야권을 향해 "이 문제를 가지고 이미 사과했는데 가짜뉴스를 계속 만드는 건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고 반격했다. 이어 "나도 아플 때 비서가 약을 사다 준다"고 김씨를 감쌌다.

청년정의당은 "반노동 정당의 행태"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선대위 현근택 대변인은 김씨 의혹을 제보한 전 경기도 비서실 별정직 7급 비서 A씨의 '폭로 진의'를 캐묻는 발언을 하면서 2차 가해 논란을 자초했다. 현 대변인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A씨를 향해 "공익제보자를 자처하는 분이 후원계좌를 만든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라고 따졌다. 그는 "결국은 돈 때문에 폭로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라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지난 5일에는 "(A씨가) 배모 씨 지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만두지 않고 통화를 일일이 녹음한 건 다분히 의도적이었다고 보인다"고 공격했다.

선대위 본부장 이원욱, 김병욱 의원 등은 지난 6일 김씨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를 겨냥한 비판 글을 선대위 공보단 입장문으로 SNS에 공유했다가 삭제했다.

비판 글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논두렁 시계' 보도를 연상시킨다며 "오보시 보도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압박하는 내용이었다. 두 의원은 공보단 입장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공유했다가 뒤늦게 허위임을 알고 뺀 것이다.

당내에서는 김씨 의혹 등에 대한 잇단 과잉 대응이 민심을 자극할 수 있는데 대해 비판적 기류가 번지고 있다. 가뜩이나 당과 멀어진 2030세대 표심이 더 달아날 수 있어서다. 공정 가치에 가장 민감한 이들에겐 '갑질' '과잉 의전' 등은 반여 정서를 키우는 악재다.

그런 만큼 이 후보가 두번씩이나 고개를 숙였으나 김씨가 직접 다시 사과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만만치 않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경기도 지사 시절에 비서실 직원들의 문제가 상당히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한꺼번에 한 번 후보자나 배우자께서 국민들께 사과하시는 게 필요치 않냐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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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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