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조국 딸 보면 속상"…녹취록에 휘둘리는 대선판

허범구 기자 / 2022-01-25 10:08:55
유튜브·공중파 폭로 경쟁…金 발언 놓고 공방 격화
金 "부모 잘못만나 고생…우리 남편, 배신당한 것"
"이대남 저능아" 조작 녹취… 조국, 공유했다 삭제
與 노웅래 "金, 최순실보다 더한데 尹플러스 작동"
대선표심 영향 金 녹취록 37%, '이재명 욕설' 46.1%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이 대선 정국을 흔들고 있다.

추가 공개가 꼬리를 물면서 여야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김 씨 발언이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정책은 뒷전이다. 김 씨를 폄훼하는 '조작된 녹취록'도 돌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당했다. "김건희 대선이냐"는 조롱성 비판이 나온다.

▲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녹취 보도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뉴시스]

유튜브는 물론 공중파까지 김 씨 녹취록 공개에 열올리고 있다. KBS는 25일 김 씨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촬영기사 이명수 씨의 새로운 녹취록을 보도했다. KBS에 따르면 김 씨는 이 씨에게 30여분 간 '조국 사태', 진영 논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 씨는 "객관적으로 조국 장관이 참 말을 잘 못했다고 봐요"라며 "그냥 양심 있게 당당히 내려오고 얼마든지 나올 수 있고 딸도 멀쩡하고"라며 "나는 딸 저렇게 고생하는 걸 보면 속상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쟤(조민 씨)가 뭔 잘못이야. 부모 잘못 만난 거"라며 "처음엔 부모 잘 만난 줄 알았지. 잘못 만났잖아요. 애들한테 그게 무슨 짓이야"라고 비난했다.

김 씨는 또 "우리 남편(윤석열) 진짜 죽을 뻔했어요"라며 "이 정권을 구하려다가 배신당해서 이렇게 된 거예요"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사실을 일반인들은 모르니까 '윤석열 저거 완전히 가족을 도륙하고 탈탈 털고' 이런 스토리가 나오는 거지"라고 강조했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세상이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남의 가족을 탈탈 털어요"라며 억울함도 내비쳤다.

김 씨는 "진영 논리는 빨리 없어져야 돼", "나는 진보니 이제 보수니 이제 그런 거 없애야 된다고 봐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 씨에게 "우리 만난 건 비밀이야"라고 당부한 뒤 '강의료' 명목으로 105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앞서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인 '서울의 소리'와 열린공감TV는 지난 23일 합동 방송으로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 씨는 "난 밥을 아예 안 하고, 우리 남편이 다 한다"고 했다. 한 스님으로부터 들은 말이라며 "김건희가 완전 남자고, 석열이는 여자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최근 조작된 녹취록을 공유했다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 조국 전 법무장관이 트위터에 공유했다 삭제한 김건희 씨의 조작된 녹취록 일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트위터]

조 전 장관은 최근 트위터에 "10~20대에 대한 김건희의 생각"이라며 사진 한 장을 공유했다. 사진에는 김 씨가 "한국의 10대, 20대들 얼마나 쓰레기 같고 저능아들이냐" 등 막말한 것으로 돼 있다. '서울의 소리' 이름이 포함돼 실제 보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사진은 MBC 보도 후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 악의적 자막을 입힌 '가짜뉴스'다. 국민의힘은 이 게시물이 돌자 "가짜뉴스 파일을 생산, 공유, 유포하는 자들을 색출해 전원 법적 조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곧바로 게시물을 삭제했는데, 허위·조작을 뒤늦게 안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채널들은 녹취록 추가 공개를 예고했다. 그러나 여론 반응은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 지지율은 별 타격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김 씨의 '안희정이 불쌍해' 발언은 충청권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안 후보가 충청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박빙이었다가 우세를 보이는 쪽으로 여론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난 밥 안해' 구절은 여성 표심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수 있고 '조민 보면 속상' 발언은 친문들의 '조국 정서'를 자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김 씨 녹취록 공개 후 여론조사 추이에 대해 "우리가 예상했던 거랑 많이 다르다"며 "결과적으로 손해를 봤다"고 밝혔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다.

노 의원은 "녹취내용이 나오면 윤 후보 지지율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이렇게 많이 예상을 했다"며 "20, 30대 남성들이 갖는 반페미 정서를 자극해 윤 후보 20, 30대 청년들 지지율 상승에 거꾸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녹취록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최순실보다도 더 할 수도 있겠다. 그런 면이 작동 안 되고 플러스 요인이 작동돼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미디어토마토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2,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5명 대상 실시) 결과 김 씨 녹취록이 대선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응답은 37.0%였다. 이 후보의 '형수 욕설' 녹취록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46.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허범구 기자

허범구 / 정치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