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석상의 조신한 이미지와 전혀 달라
"미투는 다 돈 안챙겨주니까 터지는 것" 김건희는 털털했다. 거침없었다. 이미지 대반전이었다. 공개석상의 조신한 이미지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실감나지 않던, "대장부 같다"는 지인의 평(UPI뉴스 취재)이 맞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의원의 기억도 그랬다. 박 전 의원은 "도전적이다. 실제로 굉장히 액티브하다"(1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고 했다.
16일 저녁 MBC '스트레이트'의 김건희 녹취 파일 보도는 김 씨의 실체를, 민낯을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낸 사건이었다. 김건희 녹취 파일은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 씨의 통화 기록이다.
작년 7월6일 첫 통화를 시작으로 12월까지 52차례에 걸친, 총 7시간45분간의 통화 기록이었다. 연출된 이미지가 아니라 실제 김건희 씨의 모습이 거기에 담겨 있었다. 기자와의 통화인데도 그토록 거침없이 말하는 것을 보면 김 씨가 어떤 성격인지 능히 짐작할 만하다. 박 전 의원은 "화통하다"고 했었다.
우선 김 씨는 적극적이었다. 친화력도 상당한 듯하다. 서로 '누님', '동생'으로 부르며 5개월간 소통했다. 이 기자에게 일찌감치 "우리 팀으로 와요. 나 좀 도와줘요"라며 합류를 제안한다. "경선 캠프가 엉망"(7월21일 통화)이라고 했다.
"가면 뭘 하느냐"는 물음에 "할 게 많지 정보업. 우리 동생이 잘하는 정보같은 거 뛰어서. 책상머리에서 하는게 아니라"(9월3일 통화)고 말했다. 자리 제안은 계속 이어진 듯하다. 10월18일 통화에선 "잘하면 1억도 줄 수 있지"라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엔 참여는 물론 주도적으로 활동한 듯하다. 이 기자가 "누님하고 노량진수산시장 한바퀴 돌든가"라며 아이디어를 주자 "그런 콘셉트 좀 보내줘. 정리해서 캠프에 적용하게"라고 하고, 또 "한번 와서 그런 것 좀 캠프 구성할 때 강의 좀 해주면 안돼?"라고 한다. "관리해야 할 애들, 유튜버 명단을 달라"고 한 게 12월7일인 것을 보면 캠프 주도의 고삐는 계속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기자는 실제 8월30일 김 씨가 운영하는 미술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가서 강의했다. 30분 강의했는데 강의료는 105만 원 지급되었다고 한다. 이 기자가 사양하자 김 씨는 "진짜 얼마 안돼. 누나가 줄 수도 있는 거니까. 누나가 동생 주는 거지"라고 말했다.
정치적 견해 표명도 망설임이 없다. "우리가 되면 명수 씨는 좋지. 이재명이 된다고 챙겨줄 거 같아. 어림도 없지"(9월3일), "양쪽 줄을 서 그냥. 어디가 될지 모르잖아. 양다리를 걸쳐 그냥. 세상이 어떻게 바뀔줄 알아. 권력이란 게 무섭거든"(11월15일)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가 "김종인이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수락했네"라고 하자 "원래 그 양반 오고싶어 했어. 먹을 거 있는 잔치판 오는 거지"(12월3일)라고 말했다.
미투 발언도 거침없다. "미투는 다 돈 안챙겨주니까 터지는 것"(11월15일 통화)이라고 했다. "돈은 없지, 어? 바람은 펴야 되겠지. 이해는 다 가잖아"라고 말했다. 진보 진영에서 미투가 계속 터지는 건 돈이 없기 때문이란 얘기다. "보수는 잘 챙겨주니까 미투가 안터진다"고도 했다. 성비위는 보수나 진보나 똑같이 저지르지만 미투를 가르는 건 돈이라는 얘기다. 김 씨는 "보수는 돈 주고 해야지"라고 했다.
수행 비서의 '미투' 폭로로 정치인생이 무너져내린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선 "불쌍하더구먼 솔직히…나랑 우리 남편은 되게 안희정 편이야"라고 말했다. 논란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숱한 허위 이력, 경력 부풀리기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을 법한데 이날 공개된 것은 없었다.
KPI뉴스 / 류순열 편집국장 ryoos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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