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수 "사적대화, 헌법에 의해 절대적 보호 받는 영역"
"방송사가 편집·왜곡 방송한다면 그 자체로 선거 개입"
선대본 대응 고심…"모든 조치 취하고 있지만 상황 주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3일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 관련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선대본은 녹취록 공개를 '저질 정치공작'으로 규정하고 법적 조치에 들어갔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촬영 담당 A씨가 김건희 대표와의 '사적 통화'를 몰래 녹음한 파일을 넘겨 받은 MBC가 방송을 준비 중"이라며 "해당 방송사에 대해 이날 오전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취재진에게 "A 씨가 (김 씨에게) 접근한 과정, 대화 주제, 통화 횟수, 기간 및 내용을 보면 '사적 대화'임이 명백하고 도저히 '기자 인터뷰'로 볼 수 없다"며 "처음 접근할 때부터 마지막 통화까지 어떠한 사전 고지도 없이 몰래 녹음해 불법 녹음 파일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사적 대화'는 인터뷰와 달리 헌법상 음성권과 사생활침해금지 원칙에 의해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는 "사적 대화는 상대방의 말에 마음에 없는 맞장구를 쳐주거나 상황을 과장하거나 진심과 다른 말을 할 때도 있다"며 "감정 변화에 따라 일시적으로 격한 말을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적 대화가 언제든 몰래 녹음되고 이를 입수한 방송사가 편집해 방송할 수 있다면 누구나 친구, 지인과 마음 편히 대화할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거 개입' 가능성도 짚었다. "방송사가 '사적 대화'를 몰래 불법으로 녹음한 파일을 입수한 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시기에 맞춰 편집·왜곡 방송한다면 그 자체로 선거 개입"이라면서다. "여야 대선 후보 검증에 있어서도 분량, 내용에 균형을 맞춰 보도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헌법상 사생활보호권을 침해한 불법 녹음파일을 입수해 보도하는 건 불법을 조장하는 것이자 취재윤리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불법 녹음파일 입수 과정에 대가를 지급했다면 불법에 직접 가담하는 것"이라며 "대화 당사자 일방이 몰래 녹음한 파일은 전체 대화 내용을 듣지 않는 이상 반론권 행사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전날 오마이뉴스는 '서울의소리' 기자가 김 씨와 나눈 7시간 분량의 통화 녹음 파일이 한 방송사에 의해 곧 공개된다고 알렸다. 파일엔 문재인 정부 비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검찰수사, 정대택씨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등 민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녹음 파일의 파급력을 우려해 선제적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허위 경력 논란 때처럼 안이하고 허술하게 대처한다면 타격이 클 것이라는 위기감이 엿보인다.
당시 김 씨는 일부 언론사를 통해 개인적으로 해명하다 논란을 키웠다. '돋보이려 욕심을 부렸다', '이렇게까지 검증을 받아야 하나' 등 정돈되지 않은 발언으로 상황을 악화시켰다. 선대위에 '배우자 리스크'를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선대본 한 관계자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처럼 배우자실을 따로 두진 않았다"며 "후보 배우자나 가족이 메시지를 낼 일이 있으면 그 창구를 대변인단으로 단일화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건도 법률지원팀에서 보고 있고, 알려진 통화 내용을 고려하면 가처분이 인용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대본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하고 있는데 이미 노출이 돼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주 비열한 정치공작 행위로 보이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는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이어 "(김 씨) 본인도 어떤 내용인지 기억을 못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했다.
김재원 클린선거전략본부장도 CBS 라디오에서 녹취 공개를 '몰카' 행위에 버금가는 "악질 행위"라고 질타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는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해 오는 14일 오전 11시 심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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