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여성 머리채 뜯냐"…심상정 '강화'로 맞불
與 김남국 "尹 연기"…권인숙 "젠더 갈등 부추겨"
이재명, 여성 표심 공략…이준석 "복어요리 도전중"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하면서 '젠더 이슈'가 불붙고 있다.
여야가 여가부 존폐를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 남녀 대결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젠더 갈등이 대선 변수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를 올려 논쟁의 불씨를 당겼다.
그는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다 한발짝 나아가 여가부 폐지를 약속한 것이다.
이준석 대표 조언을 받아 '이대남(20대 남성)' 표심잡기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게시 하루가 안된 8일 오후 3시 40분쯤 9900여개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윤 후보를 응원, 지지하는 내용이다. 이대남이 대거 호응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자 진보 성향 정당이 여가부를 옹호하며 반격에 나섰다. 정의당이 앞장섰다. 윤 후보를 향해 "여성 머리채 뜯으면 일자리 생기냐"고 쏘아붙였다.
홍주희 선대위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후보는)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 가서 눈 흘기는 식으로, 경쟁의 분노를 여성차별로 떠넘기는 시류에 탑승하는 비열한 분열의 정치를 내려놓으라"고 주장했다. 또 "관동대지진 시 일본이 민심 수습한답시고 조선인 학살을 조장한 것이 떠오른다"고 원색 비난했다
심상정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강화'라는 문구를 올려 맞붙을 놨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남초 커뮤니티를 향해 반성문을 쓰시는 건가"라며 "대선 후보치곤 참 비루하다"고 개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논평을 피했다. 대신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나서 윤 후보를 때렸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에 윤 후보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신지예 대신에 이준석 대표가, '윤핵관' 대신에 '이핵관'만 보인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진짜 연기만 하나보다"라며 "갑자기 여성가족부 폐지라니 그 연기가 너무 성의가 없고, 준비 부족에 즉흥적"이라고도 했다.
국회 여성가족위 여당 간사인 권인숙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 글에 "노골적으로 젠더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성별로 편을 갈라 20대 남성 지지율을 회복하려는 게으른 사고가 지겹고 한심하다"고 힐난했다.
권 의원은 또 이재명 후보를 감쌌다. 이 후보는 전날 여성, 소수자 인권 문제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해 사전녹화를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페미니즘에 물들지 말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권 의원은 "2030 여성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무척이나 소중한 일정"이라며 "매체에 나가 여성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약속한 공약을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이 후보도 "나쁜 이야기라도 들어야 한다"며 "아예 귀를 막자, 접근도 하지 말자는 태도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가 닷페이스에 출연한 건 여성 표심을 공략하려는 포석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며 "차제에 여가족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 조정을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실질적 성평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당시 국민의힘 홍준표 경선캠프 2030 자원봉사단인 '홍카단'이 올린 글을 공유해 의구심을 샀다. 이대남 표심을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홍카단은 '이재명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주당 실책의 핵심으로 '페미니즘'과 '부동산'을 지목했다. 당시 심 후보는 "이 후보의 청년 속에 '여성'의 자리는 없는 것인지 우리 국민이 묻고 있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가 최근까지 2030세대 남성과 여성을 놓고 고심하다 후자쪽으로 기운 것으로 비친다. 닷페이스 출연이 변곡점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 후보의 닷페이스 출연에 대해 "복어요리에 도전 중인 듯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여성가족부 폐지'라고 적힌 이미지와 함께 "무운을 빈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그간 젠더 등 민감 이슈에 대해 '복어 요리'라고 비유해왔다. 그는 "복어는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다뤄야지 맛있는 식재료"라며 "아무나 푹푹 찌르면 독"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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