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표실→당사 집무실 이동…대선때까지 기거
李 "尹 태우고 평택가던 길, 수원쯤에서 잠드셨다"
"尹, '출근길 인사, 뭐라해야 하는 거냐' 묻더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도우미'로 돌아왔다. 이 대표는 지난달 21일 '선대위 이탈' 후 보름 넘게 시간을 까먹었다. 그런 만큼 윤 후보 지원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오후 윤 후보와 극적으로 화해하자마자 '원팀 기조'를 과시했다. 차에 윤 후보를 태우고 직접 차를 몰아 지방 일정을 소화한 것이다. 두 사람은 경기 평택시 물류창고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빈소를 함께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선 윤 후보가 지하철을 타고 출근 인사를 한 걸 높게 평가하며 응원했다. "후보가 선거운동의 기조를 바꿨다는 것은 큰 변화의 시작"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후보가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기로 한 이상 당 대표 이하 모든 당직자와 당원들도 남은 60일간 진정성 있고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에 임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다음 주부터 서울 여의도 당사 한켠에 야전침대를 펴고 대선이 끝날 때까지 숙식할 예정이다. 간단한 세면도구와 옷가지도 갖다 놓기로 했다. 꼭 필요한 공식 오·만찬 일정 이외에는 사무실 안에서 식사할 계획이라고 이 대표 측은 전했다.
2012년 대선 당시 김무성 전 의원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율이 떨어지자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김 전 의원은 야전침대 숙식을 강행하며 승리로 이끈 바 있다.
이 대표측은 당사 6층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쓰던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 본관에 있는 당대표실은 자연히 당사로 옮겨가게 된다. 윤 후보와 물리적 거리도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얘기다. 윤 후보는 일정이 없을 땐 주로 당사 후보실에 머물며 회의 등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윤석열호(號)로 돌아왔으나 슬림화된 선거대책본부에선 별도 직함이 없는 리베로격이다. 그러나 사실상 선거 캠페인 전반을 기획하는 '브레인'으로서 대선전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 이 대표와 함께 권영세 선대본부장, 김기현 원내대표가 대선전의 최종 의사결정체로 꼽힌다. 이 대표가 전날 운전대를 잡은 '아이오닉'에 동승한 4명이다.
이 대표가 전날 차안에서 윤 후보와 나눈 얘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대화 일부를 소개했다. 윤 후보가 출근길 인사에 대해 "대표님, 그런데 가서 도대체 인사할 때 뭐라고 해야 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고 했다. 윤 후보가 전날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시민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했는데 도대체 뭐라할지 몰라 질문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저는 보통 아침에는 '좋은 하루 되십시오' 라고 얘기한다고 팁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선거 관련해 각자 갖고 있는 우려사항을 전달했다"며 "솔직히 말하면 수원쯤 지나는 구간부터 후보가 너무 피곤한지 후보는 자고 저랑 김 원내대표랑 권 본부장이랑 얘기했다"고 전했다. 조수석에 탄 윤 후보가 잠들어 뒷좌석에 탔던 두 사람과 대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며 비난했던 일부 의원과는 여전히 각세우며 설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유의 '싸움닭' 기질은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셈이다.
박수영 의원은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사이코패스, 양아친데 우리 당에도 사이코패스가 있다"며 이 대표를 저격했다. 이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박 의원을 향해 "적당히 하시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쏘아붙였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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