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지표 나쁠 때 금리인상은 영향 커" 새해 들어 '집값 고점 피로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은 매수세를 위축시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집값 하락 전망은 이미 공공연하다. 한문도 연세대 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은 이미 정점을 찍었고, 앞으로 하락세를 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최소 10%, 최대 3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4일 내다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현재 집값이 고점은 맞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는 "앞으로 4~5년 동안 집값은 최대 40% 폭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집값 하락 신호는 각종 지표와 시장 상황에서도 잡힌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금융취약성지수(FVI)는 56.4로 2010년 이후 장기평균(31.3)을 크게 웃돌았다.
FVI는 중장기적 금융안정 상황을 판단하는 지수다. 지수 범위는 0~100까지이며, 100에 가까울수록 위기 발생 시 한국 경제가 받는 충격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FVI 중에서도 부동산 부문 지수는 100을 기록했다. 상정 가능한 최고치이자 역대 최고치다. 그만큼 '부동산 거품'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4%로, 2020년 12월(0.04%) 이후 1년 만에 나타난 최저치를 찍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5로 뚜렷한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2019년 9월(93.0)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강북구, 은평구, 도봉구 등 서울 외곽지역에서는 주택의 하락거래가 거듭되고 있다.
여기에 새해 첫 달부터 금리인상이라는 큰 폭탄이 대기하고 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1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오는 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르면 3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한은의 금리인상 시계도 빨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준이 올해 3회 금리인상을 예고한 걸 고려할 때 한은의 금리인상도 1회에 그칠 가능성은 낮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은은 올해 기준금리를 3회 인상, 1.75%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상승은 특히 집값 하락세를 더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한 교수는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는 금리인상의 영향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심 교수도 "금리 상승은 집값에 중장기적으로 하락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을 결정하는 모든 변수가 하방 추세"라면서 "지속적인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다"며 "금리인상이 집값 낙폭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집값 폭락으로 인한 경기 위축까지 우려된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불균형 누증과 같은 잠재적 취약성이 증대된 상태에서 충격이 가해지면, 그 영향이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극단적인 충격이 발생할 경우 그로부터 1년 후에는 한국 경제성장률이 –3%로 급락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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