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이준석 피로감'…사퇴론 확산·직무정지 요구도

허범구 기자 / 2022-01-04 14:54:58
李, '선대위 이탈' 보름째…윤석열 상처내기 열올려
김형오 "尹 지지율 하락 원인…짜증나는 젊은 꼰대"
김경진 "당 10명 중 8명 李 사퇴하고 백의종군 의견"
김민전 "성상납 의혹 이준석, '직무정지' 선언하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를 뛰쳐나간 지 4일로 보름째다.

대선을 앞둔 초유의 당대표 '가출'로 부작용이 심각하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년 인사회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선 후보 지지율이 떨어져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낮아진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선대위 개편을 거론하며 '복귀 밀당'을 벌이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쉴 새 없이 윤 후보를 상처내고 있다. '이준석 피로감'이 커지면서 사퇴론이 확산되는 이유다. 

보수 원로 정치인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전날 블로그를 통해 이 대표를 강하게 질타했다.

김 전 의장은 "벌써 몇 차례인가"라며 "당대표의 일탈행위는 그를 아끼던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짜증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준석은 자기 생각에 아니다 싶으면 참지 못한다. 직책·나이·관례를 따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 김형오 전 국회의장 홈페이지 캡처.

그는 "(윤석열)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가장 큰 요인이 당내 불협화음 때문이고 귀책사유가 대표인 이준석에게 있다면 본인은 서운해 하겠지만 사실"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당을 추스를 책임이 당대표에게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 바쁜 후보에게 당내 문제까지 책임을 떠넘기니 당을 잘 모르는 후보의 리더십은 타격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당과 후보에게 상처만 남긴 채 이준석은 '싸움꾼'이 돼버렸다"라며 "이게 해소되면 다른 문제로 또 삐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준석 딜레마'를 짚은 것이다.

그는 "대표직을 가진 채 잠적·잠행하고 돌출행동하며 자기 뜻을 관철하는 행태를 보고는 적잖이 실망했다"며 "기성 정치인 뺨치는 수법이다. 젊은 꼰대가 따로 없다"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일엔 윤 후보를 향해 "말은 하는데 메시지가 없다"며 쓴소리를 한 바 있다.

국민의힘 선대위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는 이날 "당내 10명 중 7, 8명은 이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다. 이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한 셈이다.

선대위 지도부와 원내 핵심 지도부 대다수는 전날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거취에 변함이 없다"며 사퇴론을 일축했다.

진행자는 "이 대표가 백의종군해야 하느냐"라고 물었다. 김 특보는 "일련의 언동과 행동으로 인해 당원뿐 아니라 국민 지지를 많이 잃었다. 이 대표는 백의종군하는 게 맞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답했다.

김 특보는 또 "이 대표가 없으면 2030세대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건 과대포장된 주장"이라고 단언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MBC라디오에 출연해 "전체 의원들의 요구가 어디에 닿아 있는가를 먼저 보라"며 당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원내지도부가 사퇴를 결행했다. 의원들이 당 지도부 책임도 있다고 사퇴를 요구한다면 저는 기꺼이 사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가 '후임자를 결정하겠다'고 한 건 곧바로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임 최고위원들을 선출해버리겠다는 얘기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 이 대표가 그렇게까지 갈 상황인가"라며 "의원들 요구는 '당 대표가 책임지라'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김민전 공동선대위원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까지 들먹이며 "적어도 선거기간만이라도 이 대표가 스스로 직무정지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아름다운 정치가 아닐까 한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가 전날 "제 거취는 변함없다"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손학규 대선 예비후보를 거론한 건 역풍을 불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나온 일부 의원의 대표직 사퇴 요구에 대해 "이 사람들이 손학규한테 단련된 이준석을 모른다"고 응수했다. 또 "두(조수진·김재원) 최고위원께서 희생을 선택하시면 대체 멤버를 준비하겠다"며 "안 후보를 임명할 수도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 신나리 선대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궁지에 몰리니 사리 분별이 어려운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손 후보 설영호 대변인도 논평에서 "이 대표는 자기 정치를 위해 선배 정치인 이름을 함부로 팔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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