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후보 바꾸자" 찬반글 1000개 넘게 쏟아져
과거글 삭제에 당원들 분노 폭발…"증거인멸당 됐다"
이상민 "실명제 폐지돼야…폐쇄 검토 운운은 겁박"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이 3일 다시 문을 열었다. 지난달 12월 1일부터 운영이 무제한 중단된 지 한달여 만이다.
개업 하룻만에 난리가 났다. 이재명 대선 후보 교체 관련 찬반글이 1000개 넘게 쏟아진 것이다. 대부분이 이 후보 교체를 주장하는 내용이다. 일부는 경선 2위 이낙연 전 대표를 '대안'으로 거론했다.
민주당이 게시판을 닫은 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지지자들 간 대결이 과열됐다고 판단해서다. 그런데 게시판이 다시 열리자마자 과열 조짐이 재현된 셈이다.
민주당은 이를 우려해 재오픈하면서 몇가지 개선사항을 조건으로 달았다. "권리당원 게시판을 다시 연 만큼 권리당원 여러분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하지만 이전과 같이 분쟁과열, 법적 분쟁, 운영 불가수준의 게시판이 될 경우 권리당원 게시판 폐쇄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한다"는 것이다. 개선사항이란 이름의 단서는 세 가지 였다.
우선 실명제를 도입하고 게시자의 닉네임 뒤에 실명을 표기하도록 했다.
또 기존 권리당원 게시판과 정책제안 게시판은 영구폐쇄했다. 욕설, 악의적인 비하, 가짜뉴스 유포 등 게시판 이용약관을 위반하면 게시물 삭제와 게시판 영구이용정지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 상당수는 당원들이 과거 글을 모두 삭제한데 대해 분노를 표출한 것이었다. 개선사항에 따라 2019년 6월 오픈 이후 작성됐던 게시글은 모두 지워졌다.
항의글은 이 후보 교체와 함께 송영길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증거인멸 전문당이 됐다", "글을 싹 지운다고 사람 마음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송영길은 당 대표에서 물러나라" 등이다.
당내 비판도 터져 나왔다. 5선 중진이자 공동선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게시판 실명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실명제 반대를 견지해온 민주당의 그동안 입장에 비춰도 자기모순"이라는 논리에서다. '미스터 쓴소리' 답게 또 소신을 밝힌 것이다.
이 의원은 "툭하면 당원게시판을 폐쇄하는 것은 매우 반민주적일 뿐 아니라 파괴적이며 비겁한 형태로서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질타했다. 또 "그런 차원에서 공지 중 '게시판 폐쇄 검토'를 운운하는 것은 아주 몹쓸 겁박이며 너무 부끄럽다"고 개탄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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