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尹 만날 생각 없다"…"尹 지지율 포위돼 황당"
金 "정신 못차리면 문제"…홍준표 "방자하다, 남탓"
李엄호 하태경·잠행 유승민…與 원팀과 대조적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31일 만났으나 '빈손'으로 헤어졌다. 올해 마지막날 두 사람 오찬은 '이준석발 내분' 수습의 분수령으로 꼽혔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다. 제1야당이 자중지란으로 해를 넘기는 한심한 상황이 됐다. 그것도 대선을 불과 68일 앞두고서다.
두 사람은 서울 마포 한 식당에서 1시간 30분 가량 점심을 함께하며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서로 기존 입장만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식사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선대위에 돌아오고 안 돌아오고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다.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선대위 복귀를 설득했으나 실패했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 대표는 취재진에게 "특기할 만한 입장 변화는 없다"며 "김 위원장과 상황 공유 정도 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와 만날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선대위 해체 주장을 고수했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대위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 후 내홍과 반목에 휘청거리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집안을 다스리는 리더십,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책임이 가장 크다. 이 대표 잘못도 버금간다는 게 당내 시각이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선대위직 사퇴 후 윤 후보를 저격하는게 일상이 됐다. 쉴새 없이 언론 인터뷰, 방송 출연을 하며 윤 후보와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을 때리는 중이다. 내부 이견·갈등을 사실상 중계방송하며 내부총질을 해댄다는 비판이 많다.
전날 TBS 라디오에선 윤 후보 지지율 하락이 "황당하다"며 선대위 해체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이후로 제가 당대표 하면서 11월까지는 어떤 여론조사를 봐도 저희가 50% 이상의 득표를 했다"며 "그러다 보니까 지금 선대위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분들에게 10~30대는 잡아놓은 고기라는 인식을 준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자 조사를 보니 그분들이 얼마나 오판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60대 빼놓고는 거꾸로 다 포위당했다"며 "제가 그거 보고 있으면 황당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충돌로 적전분열이 깊어지면서 당 홈페이지 '할말 있어요' 게시판은 항의, 성토의 글로 들끓고 있다. '이준석 사퇴론' '후보교체론'을 제기하는 글이 매일 수백건씩 올라온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보도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현재의 지지율 추이를 보고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정말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싸움질에 골몰하는 당 내부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서도 "누구는 고집이 없나, 마음만 조금 바꾸면 끝날 일"이라며 "두 달만 참으면 된다"고 충고했다.
그러자 홍준표 의원이 발끈했다. 홍 의원은 이날 2030과의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방자하다"며 김 위원장을 직격했다. "자신의 무책·무능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책임전가를 하니까 화가 난다. 느닷없이 자기 책임을 남에게 돌리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 대표와 홍 의원이 "자기정치를 위해 마이웨이로 일관한다"는 평가가 앞선다. 둘의 독자행보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이낙연 전 대표와 비교된다. 송 대표는 이재명 후보를 지나치게 엄호해 당 중진의 질타를 받았다. 경선 패배 후 51일 잠행을 접은 이 전 대표는 이 후보와 동행을 본격화했다.
다른 경선 낙선자들도 지원 모드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등판했다. 이 후보 후원회장을 맡아 "원팀 넘어 드림팀으로 완성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의원도 윤 후보를 적극 공격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 참여자는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을 빼곤 대부분 비협조적이다. 하태경 의원은 윤 후보측을 탓하며 이 대표를 감싸고 있다. 지난 27일엔 "(윤 후보가) 이준석 죽이기에만 매몰된다면 청년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선후 잠행중이다. 윤 후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신년회동을 한다. 내홍이 길어지자 '원팀 회동'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효과는 미지수다.
당내에선 "유 전 의원이 차라리 잘하고 있다"는 자조 섞인 하소연도 나온다. 도와주지 않아도 침묵하면 분란은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제1야당 현주소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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