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가계대출 고삐 풀리나…"전세·중저 신용대출 총량규제서 제외될 듯"

안재성 기자 / 2021-12-30 16:37:28
고승범 "내년 가계대출 유연한 관리…中底신용대출 제외 검토"
"집값 하락 기조에 한숨 놓은 듯…집단대출까지 제외될 수도"
금융당국이 바짝 조인 가계대출 고삐가 새해 들어 조금 풀릴 듯하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요즘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태도가 꽤 완화됐다"며 "전세자금대출과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내년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30일 예상했다. 그는 "집단대출까지 제외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 증가율(9월말 기준 9.7%)의 절반 수준인 4~5%로 관리하겠다"며 엄격한 태도를 보이던 금융당국이 요새 한결 누그러졌다. 

내년 1월부터는 결혼·장례·수술 등 이벤트가 있을 경우 은행에서 연소득 이상의 신용대출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7월부터는 아예 모든 신용대출에서 '연소득 이내' 한도를 풀기로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내년의 가계대출 총량관리는 올해보다 훨씬 유연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 최근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태도가 누그러지면서 전세대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등이 총량관리에서 빠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유연한 관리, 즉 여러 종류의 대출이 총량관리에서 빠질 것으로 예측한다. 

우선 거론되는 상품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다. 고 위원장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총량관리에서 제외하는 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업무보고에도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에 충분한 한도와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내용을 넣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늘 고신용자 대상 대출은 쉽게 막으면서도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거꾸로 장려한다"며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세대출 역시 총량관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세대출은 실수요자대출이란 점에서 민감한 상품이다. 

올해도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을 강하게 조이려 했으나 "실수요자를 배려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즉시 물러났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올해도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한 전세대출을 내년에 포함시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집단대출까지 총량규제에서 빠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내년 업무보고에서 집단대출 등 주거 안정 관련 자금 공급은 중단이 없도록 세심히 관리하겠다고 발표한 부분이 근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NH농협은행이 집단대출을 중단했을 때도 다른 은행이 대신 맡아 처리했다"며 "집단대출 역시 실수요자대출이라 쉽게 틀어막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태도가 누그러진 주된 원인으로는 자산시장, 특히 부동산시장이 하향안정화 흐름을 나타낸 점이 꼽힌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꾸준히 올리면서 부동산시장은 이미 매수 우위로 돌아섰으며, 서울 곳곳에서 하락거래가 터져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값 하락 기조는 뚜렷하다"며 "자칫 폭락 위험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고 위원장은 취임 전부터 "가계부채와 자산시장 과열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자산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가계대출을 억눌러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부담도 한결 가벼워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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