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李, 野 후보와 비전 놓고 토론할 입장인가" 거부
전문가 "尹 토론 최소화하고 싶은 것…돌발상황 우려"
"李 '나는 유능, 상대는 무능' 프레임…크게 '베팅'한 것" 여야 대선 후보가 토론회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대선 법정 TV 토론회는 3회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대로 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추가하자고 주장한다. 국민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명분이다. 그러나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자격 문제'를 들어 부정적이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 특검을 받지 않고 정책 말바꾸기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윤 후보가 '회피'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가족 리스크' 등과 관련한 '돌발상황'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토론을 통해 국민께 양쪽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데 (윤 후보가) 불편해 하고 회피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 후보가 토론의 전제 조건으로 내거는 특검 수용에 대해 "토론과 특검은 아무 관계가 없다. 둘 다 해야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사람인지 보려면 앞뒤를 다 봐야지 한 부분만 빼고 보자고 하면 안 되지 않겠냐"며 "결국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단정했다.
이 후보는 특히 자신을 윤 후보가 '(대장동 의혹 관련) 중범죄가 확정적인 후보'로 규정한데 대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하기엔 지나친 말인 것 같다. 좀 당황하셨나보다 했다"고 꼬집었다. "품격이라는 게 있지 않나"고 되물으면서다.
이 후보는 "국민께 우리가 뭘 하자는 건지 진짜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인지, 실력이 있는지 보여드리자는 것이지 (윤 후보) 본인이 우려하는 것처럼 네거티브 전쟁하자는 게 아니니까 긍정적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취재진과 만나 "지금부터라도 토론회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원내 정당에서 후보를 낸 정당이 4곳인데 최소한 4명의 후보라도 열심히 토론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해 "한 마디로 각본대로만 하겠다는 것이다. 권위주의 시대를 흠모하는 후보답다"고 질타했다.
그는 "TV토론은 국민이 부여한 의무"라며 "각본에만 의지했던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국정농단이 발생했다는 걸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 입장은 강경하다. "이 후보가 전제 조건을 수용해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날 한국방송기자클런 초청 토론회에서 '토론 거부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이 후보가 야당 후보와 국가 비전을 놓고 토론할 입장이냐"고 반문했다. 토론 상대가 '자격'이 없기 때문에 토론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중앙선관위가 주관하는 법정 TV 토론회는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는 내년 2월 15일부터 진행된다. 대선일인 3월 9일까지 3주가 남은 시점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가) 토론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경선 과정에서도 확인됐지만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그 부분을 국민 앞에 드러내는 게 두려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평론가는 "윤 후보는 추가 토론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 어느 쪽이 더 불리한가 따져봤을 것"이라며 "이 후보는 계속 토론을 하자고 주장할텐데 '나는 유능, 상대는 무능'이라는 프레임의 효과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997년 TV 토론 제도가 도입된 뒤 횟수가 늘어난 이유는 후보들이 더 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TV 토론만큼 자신을 잘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없는데 윤 후보가 안 나간다고 하는 건 그 자체가 유권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 윤 후보가 방송기자협회 등 혼자 질문 받고 답하는, 즉 정해진 주제와 방향이 있고 미리 질문지를 받는 토론만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건과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의혹 등 논란이 잦아들면 윤 후보가 토론에 나서겠다고 할 수도 있지만 당장은 줄여보고 싶은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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