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잰걸음에 커지는 '부동산 폭락' 위험

안재성 기자 / 2021-12-16 16:50:07
"금리 상승은 부동산에 치명적"…매수세 '실종'
불확실성 제거에 증시 상승세…"내년 3500갈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5일(현지시간)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공개된 점도표에서 내년에 3회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빠르면 내년 3월부터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는 0.00~0.25%이므로 한 번에 0.25%포인트씩 올린다면, 내년말에 0.75~1.00%가 된다. 

그러나 반드시 0.25%씩만 올리란 법은 없다. 실제로 점도표에서 FOMC 위원 18명 중 과반인 10명은 내년에 0.88~1.12% 수준의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한국과 미국은 어느 정도 금리차가 나야 외국인 투자금 유출 등 부작용을 피할 수 있으므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내년 1월 금리인상을 확실시하고 있으며, 내년에 총 3~4회 가량 올릴 것으로 예측한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말에 한은 기준금리가 2.00%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거래 실종'…짙어지는 부동산시장 관망세 

금리인상은 자산시장 중에서도 특히 부동산에 치명적이다. 매수자의 부담이 높아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부동산 투자)'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부동산시장은 가라앉고 있다. 서울의 24개 자치구 중 올해 11월 마지막주 아파트 거래가 10건 미만인 곳이 21개 구에 달했다. 

▲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부동산시장을 위협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7% 올라 1주 전보다 0.03%포인트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0.1% 미만을 기록한 것은 올해 5월 둘째주(0.09%)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가계대출 관리 강화 영향 등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짙어졌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매수세 위축으로 주택 거래가 사실상 실종된 분위기"라면서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되면서 약세 전환이 이뤄지게 된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올해 9월말 기준 약 1864조 원까지 불어나는 등 오랜 기간 가계부채가 누증됐다"며 "금리 상승세로 향후 가계부채 디레버리징과 함께 집값 하락 위험이 크다"고 내다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은 이미 하락 신호를 내고 있다"며 "내년에 금리가 더 오르면, 하락 속도가 빨라져 자칫 단기간에 폭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시장에 양극화가 심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부동산 수석위원은 "모든 주택이 다 같이 오르는 시장은 저물 것"이라며 "지역별, 단지별로 매도 우위와 매수 우위가 나눠지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인상이 경기회복 뜻하기도"…내년 상장기업 영업이익 8% 증가 전망 

금리인상이 부동산에 '쥐약'인 것과 달리 증권시장에는 반드시 악재인 것만은 아니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다는 건 곧 경기가 회복세라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준의 점도표 발표 후 뉴욕증시는 오히려 상승세를 그렸다. 코스피지수도 이날 0.57% 뛰어 3거래일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증시 전망은 우호적이다.[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이익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228조13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5.37% 급증할 것으로 여겨진다. 내년에도 7.7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의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는 2600~3500 수준인데, 신한금융투자,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노무라증권 등은 최고 3500을 제시했다. 

CW 정(Jung)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탓에 단기적인 시장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장기적으로 코스피 상장기업의 실적과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훈 크레디트스위스(CS) 한국 금융 및 전략 담당 부문장은 "현재 코스피는 내년 이익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수적으로 미리 반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내년 실적은 올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더 높다"며 "코스피는 최고 3400까지 뛸 것"이라고 예측했다. 

증권사들은 내년의 유망업종으로 △ 반도체 △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 금융 △ 인터넷·게임업종 등을 꼽았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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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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