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큰 땅주인 따돌리고 고압 송전탑 건설하는 한전

김지원 / 2021-12-16 15:54:46
한전, "마을 이장에게 주민대표 구성 일임했다"
지주 "자격없는 주민대표…이장에 일임한 게 문제"
고압 송전탑 건설은 잡음이 일기 십상이다. 주민 피해 보상이 늘 문제다. 건설 주체인 한국전력공사는 주민 대표와 한판 '씨름'을 벌여야 한다.

주민 대표 구성은 첫 단추다. 그런데 대표 구성부터 어긋난다면 건설 추진이 원할할 리 만무하다. 한전 중부건설본부가 추진중인 충남 공주시 우성면 죽당리 고압 송전탑 건설 프로젝트가 그런 경우다. 

주민 대표 구성에서 송전탑 건설로 재산권 침해 등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땅 주인이 배제됐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한창이다. 해당 주민은 "고압 송전탑이 지나가 큰 손해를 보는 주민이 아닌, 실질적 피해가 없는 이들을 주민 대표로 구성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권한 없는 주민 대표가 가장 피해를 보는 부동산 소유자, 인근 거주자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한전 측이 아무런 확인없이 이를 수용해 선량한 지역주민을 희생시킨 셈"이라는게 이 주민의 주장이다.

한전 측은 "주민 대표 구성은 이장에게 일임했다"고 해명하는데, 해당 주민은 "바로 그게 문제"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다. 

▲ 해안길에서 바라본 송전탑.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없음. [문재원 기자]

한전 중부건설본부는 고압 송전탑이 건설되는 경로 2개 안 중에서 하나를 결정한 후, 근처 지역의 이장과 이장이 자의적으로 선임한 주민 대표들과 수차례 논의를 했다. 

주민 대표에는 △송전시설이 지나가는 곳의 부동산 소유자 △초근접 지역에 주택을 가지고 있는 자 △초근접지역의 거주자 및 주민등록상 거주자 △초근접지역에 사업시설이 있는 자 등 실질적 피해를 보는 이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구성된 주민 대표는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한전이 주민 대표 구성을 전적으로 이장에게 맡긴 탓에 엉뚱하게도 피해를 보지 않는 이들만 주민 대표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죽당리에서 송전시설이 지나가는 곳은 맨 위쪽 마을인데, 해당 마을 이장은 시설과 2~3km 떨어진 곳에 거주하고 있어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해당 마을의 주택은 총 5채에 불과해 해당 5채에 거주하는 주민이 대표로 포함되어야 하지만, 이들이 아닌 다른 주민 위주로 구성됐다. 한전에 항의한 주민은 "현재 구성된 주민대표들은 대개 동 시설로 인한 직접적 피해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주민은 "프로젝트의 추진과 보상금 지급이 지역 이장들과의 야합을 통해 이뤄지는 것 아니냐"며 "적절한 주민대표 및 이해관계자 구성을 통해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전 측은 "경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일단 해당 주민의 민원을 접수하고, 회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 대표 선정은 이장에게 일임했기에 우리가 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보상 계획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경로가 확정된 뒤 피해 주민 누구에게 어느 정도 보상할 건지 등을 주민 대표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 대표 구성 자체가 잘못됐다면, 보상 시에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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