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고정금리 신규·갈아타기 늘어" 일반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은행 대출금리도 함께 상승 곡선을 그린다. 그런데 최근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거꾸로 하락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9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63~4.99%다.
지난 10월말(연 3.88∼5.25%) 대비 하단은 0.25%포인트, 상단은 0.2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지난달 25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음에도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움직임과도 상반된다. 9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59~5.01%로, 10월말의 연 3.34~4.79%보다 하단은 0.25%포인트, 상단은 0.22%포인트씩 올랐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 후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상승세를 띠면서 최고 연 5% 선을 상회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상 전에 이미 최고 연 5%를 넘어섰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반대로 움직여 5% 선 아래로 내려간 것이다.
이는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채권 금리가 내려간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008%로 전월말 대비 0.340%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고채 5년물 금리도 0.397%포인트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미크론 여파로 글로벌 자산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 부동산,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에서 빠진 자금이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쏠렸다"며 "때문에 채권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채권 가격이 상승하면, 채권 금리는 내린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흔히 쓰이는 금융채(AAA) 5년물 금리도 낮아졌다. 9일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 2.214%로 10월말(연 2.656%) 대비 0.442%포인트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보다 오미크론 출현이 금융채 5년물 금리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며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도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반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통용되는 코픽스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29%로 10월의 1.16%보다 0.13%포인트 뛰었다. 지난 6월(0.82%)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해 하반기에만 0.47%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채권 금리가 아니라 은행의 조달자금비용, 특히 예·적금 금리에 주로 연동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 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인상하는 등 하반기에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코픽스도 올랐다"고 진단했다.
대개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변동금리보다 높다. 하지만 최근에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추월하는 양상을 띠면서 고정금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지난 6월 18.3%에서 10월 20.7%로 확대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주택담보대출 차주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이 90%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확연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요새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신청 비중이 약 50%에 달한다"며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걸 문의하는 차주도 크게 확대됐다"고 부연했다.
내년초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이 사실상 예정된 점도 차주들의 마음을 고정금리로 쏠리게 하는 주 요인으로 거론된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변동주기가 대개 1년인 데 비해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5년에 한 번씩 금리가 변한다. 덕분에 보다 오랜 기간 원리금 상환액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미크론 여파가 점차 완화되는 추세라 지금의 채권 금리 하락세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며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면 서두르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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