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국사태 사과·외부영입…중도 공략 승부수
추미애 "인간 존엄성 짓밟았다"…윤석열도 李 공격
사생활 논란 조동연 거취 정리 …비판 여론 고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지율 동률을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다. 내년 3·9 대선을 96일을 앞두고 빅2가 출발선에 다시 선 셈이다.
갤럽 조사(지난달 30일~2일 실시)에 따르면 이, 윤 후보는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각각 36%를 얻었다.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5% 동률이었다.
보름 전 조사(지난달 16일~18일)에서는 윤 후보가 42%, 이 후보가 31%였다. 윤 후보가 6%p 떨어지고 이 후보가 5%p 올라 격차(11%p)가 사라졌다.
이 후보 지지율은 40대에서 57%로 가장 높았다. 윤 후보 지지율은 60대 이상에서 56%로 강세를 보였다. 2030세대에서 의견을 유보한 응답자는 4분의 1 정도에 달했다.
이 후보 지지 이유는 '추진력·실행력'(22%), '직무·행정 능력'(15%) 등이었다. 윤 후보 지지 이유는 '정권 교체'(27%), '공정·정의'(11%) 등이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앞지르는 '골든크로스'를 자신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쇄신·반성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MZ세대 중심의 외부인사를 영입하고 '조국 사태'를 사과한 것이 비근한 예다.
그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은 여전히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외연 확장을 위해선 최대 걸림돌이 일부 친문·강성 지지층의 '조국 사랑'이다. 이 후보가 조국을 치는 것은 집토끼의 반발과 이탈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조국의 강'을 건너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 후보의 '조국 털기'는 예상대로 당내 반발을 불렀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인간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조국과 사과를 입에 올리는 것은 반개혁세력과 반개혁세력의 위세에 눌려 겁을 먹는 쪽"이라는 것이다.
추 전 장관은 "대통령 후보도 여론에 좇아 조국에 대해 사과를 반복했다"며 "대통령 후보의 사과를 이용해 다시 '조국은 불공정하다'로 한번 더 낙인 찍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후보를 향해 "그것(사과)으로 중도층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무기력한 국민이 의지를 거두고 지지를 거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 전 장관은 이 후보 선대위 명예선대위원장이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와 가까워 '명⋅추 연대'가 회자했다. 그러나 '조국 사과' 문제로 갈라서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들여 확전을 꾀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도록 설득하라"며 "민주당 전체가 엎드려 용서를 구하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에겐 "진정으로 조국 사태에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나"라며 "그 정도의 용기(문 대통령 사죄 설득)를 보이지 않는 한, 이 후보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일시적으로 고개를 숙여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조국 키즈'를 겨냥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수호'에 앞장섰다가 지금 이재명 캠프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남국, 김용민 의원님의 견해를 듣고 싶다"고 물은 것이다. 그는 "그분들도 반성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이 후보가 그분들을 설득하려는 모습이라도 보인다면 진심이라고 믿을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 사과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호의적이면 여권의 '내로남불'에 질러 돌아섰던 중도층 마음이 풀릴 가능성이 있다. 산토끼가 이 후보 쪽으로 움직여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시나리오다. 집토끼 이탈보다 효과가 크면 이 후보는 골든크로스를 기대할 만한다. 윤 후보가 문 대통령을 걸고 넘어진 건 '반문 정서'를 자극해 중도층을 붙잡아두려는 의도다.
외부인사 영입 경쟁도 변수다. '쌀집아저씨' 김영희 전 MBC 부사장이 민주당에 합류한 건 국민의힘 패배다. 김 전 부사장은 당초 국민의힘 문을 두드렸다가 민주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공들였던 송영길 대표 때문이라고 한다.
여야가 국민 공감을 사는 새 인물을 선대위에 수혈하면 후보 지지율이 오를 수 있다. 특히 이, 윤 후보에겐 2030세대 지지가 절실한 만큼 이들 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민주당이 군사·우주전문가라며 30대 워킹맘인 조동연 씨를 공동상임위원장으로 발탁한 건 선공을 날린 격이다. 그는 외부인사 영입 1호로 상징성이 크다.
조 위원장은 그러나 사생활 논란이 확산되면서 영입 사흘만인 이날 사퇴 의사를 표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이번 주말 직접 만나 대화한 뒤 판단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은 그러나 조 의원장의 의사가 확고해 사의를 수용했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데도 조 위원장 정리를 주저한다면 불똥이 이 후보에게로 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앞서 조 위원장 사생활 의혹을 제기한 야당과 언론 등을 성토하며 일단 방어에 주력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와 강용석 변호사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조 위원장이 요청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조 위원장 사생활 논란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는 민주당을 향해 "가짜 뉴스로 몰아세우며 국민을 윽박지르고 있다"고 반격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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