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공략 위해 친문·강성 지지층 반발 감수 의지
조응천·윤건영 공감…열린민주당과 합당 향배 주목
진중권 "與 국민기만 용서 못해…명확히 사죄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일 '조국 사태'를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은 여전히 우리 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이어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아주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최근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쇄신·반성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대 걸림돌은 일부 친문·강성 지지층의 '조국 사랑'이다. 이 후보가 조국을 치는 것은 집토끼의 반발과 이탈을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조국의 강'을 건너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 후보는 토론회에서 "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 합당을 추진 중인데 조 전 장관을 옹호했던 분들이 많아 다시 '조국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열린민주당은) 원래 같은 뿌리고 같은 식구이니 합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조국 털기를 시도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또 실망시켜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우리는 작은 하자인데 너무 억울하다, 왜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는 태도를 보인 것이 국민께서 민주당을 질책하는 주원인인 소위 '내로남불'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앞으로 민주당이 조금 더 국민의 우선 정당으로 바뀌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조국 저격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명확한 사죄와 반성이 있어야한다"고 촉구했다.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 사과는 평가하나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씨) 징역 4년 형은 작은 흠이 아니고 법원에서는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며 "민주당은 범죄를 옹호하기 위해 국민을 기만하고 '진실을 말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준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사죄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23일 YTN에 출연해 조 전 장관 문제와 관련해 "잘못이 확인되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똑같은 행위에 대한 책임도 권한이 있을 때 더 크게 지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당 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중도층이 민주당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기점이 조국 사태이고 아직도 털어내지 못한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뼈 아픈 지적이고 언젠간 맞닥뜨릴 거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의 '잘못 책임론'은 조 의원 발언에 공감한 것이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 복심 윤건영 의원도 조국 사태에 대해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지는 게 온당하다"며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의 이같은 기류는 지난 5월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출간되었을 때와는 대조적이다. 당시 민주당 측에선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조 전 장관에게 미안하다", "조국의 시련은 개인사가 아닌 촛불시민의 개혁사"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 후보의 이날 사과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합당의 향배가 주목된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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