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증시 떠나 은행으로 쏠리는 돈…'逆머니무브' 가속화하나

안재성 기자 / 2021-12-02 16:42:16
은행 정기예금 금리 최고 0.4%p ↑…4거래일 새 잔액 2조 증가
부동산·증시 침체 현상 '뚜렷'…"은행으로 자금이동 더 확대될 듯"
올해 상반기에는 자금이 은행을 떠나 부동산·증시로 향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강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흐름이 바뀌더니 4분기에는 부동산·증시에서 빠진 돈이 은행으로 향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머니무브, 반대의 현상을 역머니무브라고 한다. 

▲ 최근 은행의 예금금리가 올라가고 부동산·증시는 침체를 겪으면서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54조9438억 원으로 집계됐다. 9월말(632조4170억 원)과 비교해 두 달만에 22조5268억 원 늘었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00%로 인상하기 직전인 지난달 24일(653조1354억 원) 이후에만 1조8084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은행 거래일 기준으로 4거래일 새 2조 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도 10월말 681조6197억 원에서 11월말 685조9287억 원으로 4조3090억 원 확대됐다.

은행 예금 증가는 금리 상승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지난 8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때는 예금금리를 찔끔 올리는데 그쳤던 은행들이 이번에는 달랐다. 

지난달 25일 기준금리가 인상되자마자 26일부터 은행 예금금리가 0.25~0.40%포인트씩,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높이 뛰었다. 우대금리 요건을 충족할 경우 연 3~4%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1년제) 상품도 여럿 등장했다. 

은행과 달리 증시에서는 자금이 점점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33조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2분기 27조 원, 3분기 26조2000억 원 중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다. 올해 10~11월에는 23조8000억 원까지 줄었다.

증시 투자를 위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8월말 69조5950억 원에서 9월말 68조3460억 원, 10월말 66조7310억 원, 11월 24일 64조6700억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상승 피로감과 금리 오름세 등에 더해 요새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불안감이 번지면서 투자자들이 돈을 빼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시장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6으로, 2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미만이란 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5주 연속 둔화되는 등 "부동산은 이제 끝물"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자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양상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무거운 보유세, 대출금리 상승 등 탓에 부동산 투자의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집값 폭락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부동산과 증시가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향후 자금이 점점 더 은행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리는 앞으로 점점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에 따라 부동산·증시의 매력이 감소하고, 은행 예금의 매력이 증가하면서 역머니무브 흐름은 더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1월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1.00%가 됐지만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한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최소 2회, 많으면 3회 올릴 거라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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