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금리 5% 눈앞…'미친 주거비'에 세입자 부담 '눈덩이'

안재성 기자 / 2021-11-30 16:51:03
무이자 레버리지 역할하는 전세…"대출 억제는 필수"
"집값을 잡아야 전셋값도 내려가 세입자 부담 줄 것"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3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신규취급액) 금리는 연 3.11~4.74%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한 직후인 지난 8월말(연 2.59~3.99%)보다 하단은 0.52%포인트, 상단은 0.75%포인트씩 뛴 수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11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한 효과가 아직 다 반영되지 않았다"며 "연말에는 전세대출 최고금리가 5% 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2회 인상할 경우 전세대출 최고금리는 6%대에 이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 전셋값이 크게 치솟은 가운데 대출금리까지 뛰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가뜩이나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와중에 금리까지 뛰니 세입자들은 '죽을 맛'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2907만 원으로 전년동월(4억7300만 원) 대비 33% 상승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전셋값도 따라 상승했다"며 "내년과 후년에는 전셋값이 더 크게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입자들의 부담은 대폭 늘었다. 지난해 연 2.5% 금리로 2억 원의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는 매달 41만7000원의 이자만 은행에 지급하면 된다.  

그러나 운이 나빠 올해 전세계약이 만료되면서 새롭게 연 4.5% 금리로 2억 원의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의 매달 이자 상환부담은 75만 원에 달한다. 전세금 상승 탓에 전세대출 원금이 3억 원으로 불어났다면, 매월 갚아야 하는 이자도 112만5000원으로 증가한다. 

때문에 몇몇 세입자들 사이에서는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재확대해 금리 상승폭을 조금이라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 9월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0.15~0.20%포인트씩 낮추는 등 올해 들어서만 0.30~0.40%포인트 가량 축소했다. 

하지만 이는 당장 약간의 고통을 덜자고 환부를 더 악화시키는 꼴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세가 주택 매수자의 무이자 레버리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가 10억 원인 주택에 6억 원의 전세보증금이 걸려 있다면, 해당 주택의 매수자는 4억 원의 현금만 마련하면 된다. 그만큼 매수자의 부담이 덜어지는 셈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가 현금이 많지 않은 매수자들도 고가의 주택을 살 수 있게 해줌으로써 집값을 더 높이 올리는 핵심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매우 높은 전셋값을 떠받치는 요인 중 하나가 전세대출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금이 없는 세입자들도 대출을 받아 전세금을 낼 수 있으니 전셋값이 고공비행하고, 전세의 무이자 레버리지 역할 덕에 집값도 따라 뛰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결국 '미친 집값'부터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계대출을 억제해서 집값을 낮춰야 전셋값도 따라 내려가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을 진정으로 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취임 전부터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자산시장 과열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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