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서 LTV 90%까지 대출…사업자등록 대리해주기도 "사업자등록하고 주택담보대출 받으세요.", "사업자등록비 20 당일 대출 가능합니다."…
요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포털사이트 등에서 자주 눈에 띄는 광고 문구다. 한 대출모집인은 자신의 포털사이트 블로그에서 사업자대출을 주로 취급한다며 "사업자등록이 안 되어 있으셔도 지금 등록하면 되니 연락만 주세요"라고 안내했다. 노골적인 '편법 대출' 종용 사례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엄격하게 규제하면서 은행 등 금융기관은 대신 기업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은행의 기업대출은 82조9000억 원 늘었는데, 이 중 중소기업대출(76조5000억 원)이 대부분(92.3%)을 차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33조2000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액(69조1000억 원)보다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이 더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6%대로 묶이다보니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가 기업대출뿐"이라고 귀띔했다.
2금융권도 마찬가지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 기업대출은 3조8000억 원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2000억 원 감소한 데 반해 중소기업대출이 4조 원 증가했다.
보험사 중소기업대출 증가액 역시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액(3조5000억 원)을 상회했다. 저축은행도 마찬가지. 상반기 기업대출은 5조7000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4조4000억 원 확대됐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 더 관대한 점, 개인사업자대출도 사업자금 용도일 경우는 기업대출로 분류된다는 점을 악용한 편법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사업자등록은 누구나 가능하다. 세무서를 방문하거나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주민등록번호, 상호, 사업 종류, 사업장 주소 등만 입력하면 당일 사업자등록증을 받을 수 있다.
갓 사업자등록을 해 사업소득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2금융권에서는 대출 가능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개인사업자더라도 종합소득세 신고 등으로 사업소득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으면 대출을 실행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2금융권은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금융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는 사업 채무에 대해서도 무한책임을 진다"며 "따라서 사업소득이 확인되지 않은 개인사업자더라도 근로소득, 신용카드 명세서 등 다른 방법으로 소득을 증명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 자동차 등 담보가 있는 경우에는 고액 대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가계대출의 경우는 주택담보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은행은 40%, 2금융권은 50%밖에 안 되지만 개인사업자는 다르다. 개인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은 은행에서는 LTV 40%로 같지만 2금융권에서 LTV 90%까지 가능하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체에서는 LTV 99% 대출도 나온다"고 말했다.
대출모집인 A 씨는 개인사업자대출을 문의하자 "사업자등록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내가 대리해줄 테니 염려 말라"고 했다.
A 씨는 "대리비로 20만 원만 내면 된다. 소액 신용대출은 신청 당일로 나온다"고 했다. 이어 "며칠 시간이 걸리지만, 주택을 담보로 제시하면 고액 대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리는 연 9~12%로 주택담보대출임에도 꽤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당장 대출이 막혀 고심 중인 소비자들에게는 분명 와 닿는 측면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 10% 안팎의 금리라 해도 대부업체의 연 20% 금리보다는 낫다"며 "때문에 생활비, 학비, 사업자금 등이 필요한데 가계대출이 막힌 소비자들에게 유용한 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업자금 용도를 내밀어 대출을 받은 뒤 주택을 매수할 경우에는 자칫 적발돼 회수당할 수 있지만, 생활비 등으로 쓸 때는 잘 걸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입자를 내보내고 본인이나 가족이 들어가야 할 때 전세금 반환 용도로 2금융권에서 고(高) LTV 개인사업자대출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