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지지율 윤석열 50%대, 李에 20%p이상 앞서
"더 벌어지면 역전 힘들어…'尹 대세론' 가능성" 관측
李, PK민심잡기 사흘 강행군…'부산비하' 논란 허탈
언론에 불만 토로…말 많은 스타일로 리스크 불가피
"요새 조금 힘들다. 여러분이 함께 손 잡아 달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지난 14일 경남 거창을 찾아서다. "부산은 재미없잖아"라는 발언이 논란에 휩싸인 게 컸다. 대선 판세에 중요한 부울경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 지 주목된다.
부산은 한동안 보수정당 텃밭이었다. 경남, 울산도 한동네였다. 17대 대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부산에서 57.90%를 득표했다. 울산은 53.97%, 경남은 55.02%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부·울·경에서 60% 넘게 얻었다. PK(부산·경남) 민심은 확실히 친보수였다.
그러나 19대 대선에서 부울경 표심이 뒤집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 38.71%, 경남 36.73%, 울산 38.14%를 득표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의 부·울·경 득표율도 30%대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30%대 후반, 홍 후보는 초반이었다. 홍 후보는 부산(31.98%), 울산(27.46%)에서 문 대통령에게 졌다. 도지사를 지냈던 경남(37.24%)에서만 체면치레를 했다.
보수정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선 사실상 궤멸했다. 부울경 광역단체장을 모두 잃었다. 지방의회에서 다수당 위치도 빼앗겼다.
그러나 4·7 부산시장 보선은 반전의 계기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패했다. 김영춘 후보 득표율은 34.42%.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62.67%. 거의 더블스코어 차다. 부산이 다시 보수정당 텃밭으로 회귀하는 흐름이었다. 부울경이 '야도(野都)'로 바뀌면 여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전국 민생탐방 첫 행선지로 부울경을 택한 건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절박감이 반영된 행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에 대한 부울경 여론은 차갑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20%포인트(p) 이상 밀린다.
15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TBS 조사(12, 13일)에서 윤 후보는 45.6%, 이 후보는 32.4%를 기록했다. 격차는 13.2%p다. 그런데 부울경에서는 윤 후보 52.5%, 이 후보 25.7%였다. 격차가 더 커져 26.8%p다. 윤 후보의 부울경 지지율이 이 후보의 2배에 달한다.
한길리서치(11~13일)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윤 후보는 44.4%, 이 후보는 35.9%를 얻었다. 부울경에선 윤 후보 55.9%, 이 후보 27.9%였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뉴데일리·시사경남(12, 13일) 조사에선 윤 후보 48.3%, 이 후보 32.2%를 기록했다. 격차는 16.1%p. 부울경에서는 윤 후보 50.6%, 이 후보 28.8%였다. 격차는 21.8%p다.
세 조사를 보면 윤 후보의 부울경 지지율은 전체보다 2.3%p~11.5%p 높다. 이 후보는 3.4%p~8%p가 낮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날 "TK(대구·경북)와 달리 PK는 여당이 최대한 사수해야할 전략지"라며 "이 후보가 지금보다 더 밀리면 부울경에서 '윤석열 대세론'이 굳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역전하기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 영남 전체에서 이 후보가 크게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경남 거제 출신으로 부산이 정치적 고향이다. 이 후보는 TK인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다. 이 점은 문 대통령과 달리 PK 공략에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부터 2박3일 간 부울경 곳곳에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강행군했다. 그러나 13일 "부산은 재미없잖아"라고 말한 게 논란이 되면서 헛고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은 '부산 비하 발언'이라며 이 후보를 연일 때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역대급 함양미달' '1일 1망언' 후보라고 성토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음주운전이 초보운전보다 낫다는 발언도 모자라 부산을 비하하는 저급한 인식 수준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이) 역대급 함량 미달을 대선 후보로 뽑은 게 아닌가 싶다"며 "하루빨리 후보를 교체하는 것이 순리"라고 공격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부산이 서울 강남 같아야 할 필요는 없다"며 "부산은 부산다워야 하는 게 재미이고 아름다움"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언론 보도 태도를 문제 삼으며 불만을 토로했다. "기울어진 운동장", "잡초처럼 밟히면서" 등의 표현을 동원했다.
이 후보는 선대위에도 '까칠한' 언론 보도에 신속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대장동 의혹부터 '부산 노잼' 발언에 대한 비판까지 언론 견제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윤 후보보다는 더 많이 두들겨 맞는다는 얘기다. 발언의 일부분만 부각되는 일이 되풀이되면 대선 캠페인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엿보인다.
이 후보가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실언 리스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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