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지감수성' 결여 지적…전여옥 "희대의 코미디"
이준석 "도덕성 기대無"…이재명 "선정성 문제 제기"
외연 확장에 치명타…'젠더' 문제 접근방식 바꿔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오피스 누나 이야기'라는 웹툰을 보고 "제목이 확 끄는데"라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국민의힘은 "성인지 제로 발언"이라고 이 후보를 몰아붙였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전여옥 전 의원은 "희대의 코미디"라고 비꼬았다. 이 후보는 "선정성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가뜩이나 이 후보에게 냉담한 20대 여성의 표심이 더 나빠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부천테크노밸리에 위치한 '3B2S'라는 웹툰 제작업체를 방문해 전시실을 둘러보던 중 '오피스 누나 이야기'라는 작품을 보고 "오피스 누나? 제목이 확 끄는데요"라고 했다. 그러자 웹툰 제작업체 관계자는 "성인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 발언과 관련해 "제목이 확 끄는데?"와 "제목이 화끈한데"라는 두 가지 버전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확 끄는데'가 맞다며 수정자료를 내놨다.
하지만 두 표현 모두 발언의 맥락과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 후보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했고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피스 누나 이야기'는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매주 화요일마다 연재하고 있는 웹툰으로, 싱글맘의 사내 연애를 다룬 로맨스물이다. 지난 1일 올라온 이 웹툰 58화에는 이 후보 발언을 인용하거나 언급하는 댓글이 줄이었다.
야권에서는 "이 후보의 성인지 감수성이 제로"라며 비판이 쏟아졌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에 대한 도덕성의 기대가 없기 때문에 따로 논평할 가치가 없다"며 "대선 주자로서의 국민을 실망시키게 하는 그런 행동들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대선 경선후보 측 신보라 수석대변인은 "도대체 어떤 뇌 구조면 공식 석상에서 낯 뜨겁고 경박한 발언이 튀어나올 수 있나"고 비판했다.
전 전 의원도 블로그를 통해 "만일 윤석열 후보가 이런 말을 했다면? 네티즌 댓글 '한방에 작살났겠죠?'"라며 "희대의 코미디"라고 직격했다.
'제3지대' 주자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부적절했다'에 방점을 찍었다. "국가 지도자를 꾀하는 분이라면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할 때 품격있고 존경받을 수 있는 언행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공감 능력 면에서 좀 아쉬운 점이 있지 않나"라는 것이다.
이 후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 배우 김부선 씨도 관련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음란마귀. 옥수동 누나는 잊었어?"라고 비꼬았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정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 쪽에선 '억울하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하필 이재명이라서' 더 손해를 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젠더 감수성 문제는 특히 이 후보에게 '아킬레스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젠더 문제에 민감한 '이대녀(20대 여성)'는 이 후보에게 지지율이 가장 낮은 최대 취약층으로 분류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달 19~2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 이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 등과 4자 가상대결을 벌이면 20대 지지율은 20%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특히 여성 지지율은 31%로, 남성(38%)보다 7%포인트(p) 낮았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과 같은 말실수가 이 후보의 외연 확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UPI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후보가 과거 '여배우 스캔들'이나 '형수 욕설' 등으로 인해 젊은 여성층의 비호감도가 높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 거리를 또다시 제공한 측면이 있다"며 "단순 헤프닝성 발언일 수 있지만 향후 이 후보의 여성, 중도, 2030층 공략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젠더' 문제가 앞으로도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2030 여성층에 대한 접근 방식과 선거 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이 후보가 본선에서 고전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 후보가 젠더 문제에 대한 접근을 바꾸지 않으면 여성, 2030은 물론 중도층 공략까지 어려워지게 된다"며 "이 경우 본선에서 이 후보가 상당히 고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 소장은 "단순히 민생 탐방과 같은 방식으로 젊은층과 스킨십을 늘리는 것은 지지율 제고 측면에서 크게 효과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또 '포퓰리즘' 정책보다 '부동산 개혁' 등 2030이 원하는 현실적인 정책을 내놔야 여성, 젊은층은 물론 중도층까지 포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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