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카카오뱅크도 지난 9월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일반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의 판매를 중단했다. 다른 은행들도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먼저 고신용자 대상 대출부터 한도를 축소하거나 신규 취급을 멈추고 있다.
은행은 왜 고신용자 대상 가계대출부터 막는 걸까? 은행의 의지는 아니다. 거꾸로 은행은 고신용·고소득자를 매우 환영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은행은 고신용자에게 상당한 폭의 우대금리를 적용했다. 또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에서 한도를 넘는 '특별대출'도 자주 실행했다.
이는 물론 고신용자일수록 빚을 갚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가장 선호하는 고객은 빚을 잘 갚는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은행이 고신용자 대상 대출부터 막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지시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과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대출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고신용자는 돈이 있으니 굳이 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라며 "항상 고신용자 대상 대출은 아무 고민 없이 즉각 멈추라고 하는 것과 달리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신중하게 접근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금융권 전체를 대상으로 한 규제에서도 늘 고신용·고소득자 대상 대출부터 조였다. 지난해 신용대출이 급증하자 연 소득 8000만 원 초과 차주의 1억 원 초과 신용대출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했다.
올해 7월부터는 1억 원 초과 신용대출 전부에 DSR 규제를 적용했다. 이미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줄어든 상황이라 1억 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차주는 결국 연 소득 1억 원이 넘는다는 뜻이다.
전세대출은 '실수요자 대출'이란 이유로 DSR 규제를 도입하지 않았으며,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도 제외했다. 아울러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이나 서민금융 상품은 여타 가계대출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을 용인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DSR 규제가 대폭 강화되지만 전세대출, 소액 신용대출, 서민금융 등은 예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수요자·취약계층은 생계형 자금 수요가 많기에 함부로 대출을 중단할 수는 없다"며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도 실수요자·취약계층 보호에는 늘 세심하게 신경 쓴다"고 밝혔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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