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난지원금' 난항…野 "매표", 기재부는 난감

김광호 / 2021-11-02 15:04:48
與, 입법 지원 사격…"선대위 정책본부서 검토 시작"
당내 우려 목소리 제기…우상호 "당과 논의했어야"
이낙연 위해 기도한 송기인 "李, 당 정책 따라야"
野 반발 거세…홍준표 "또 현금 살포 후안무치한 짓"
유승민 "나라 곳간 거덜낼 것"…홍남기는 답변 피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전 국민 추가 재난지원금' 카드로 대선 화두 선점에 나섰으나 당 안팎의 역풍이 거세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입법 지원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야권은 물론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1인당 50만 원씩 지급하려면 25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추가 세수를 고려하더라도 감당하기 힘든 액수라는 분석이 많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선대위) 정책본부에서 법, 규모, 절차 등에 대한 검토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할지는 재정당국과 논의하고 야당과도 협의해야 한다. 좀 고차원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재난지원금 예산을 당장 이번 정기국회 예산 심의 때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 심사에서 (재난지원금이) 같이 논의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소상공인이나 국민이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마중물을 부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곧 선대위 체제로 가기 때문에 (이 후보의 발언은) 예산 심사 때 주요 이슈로 부각되지 않겠느냐"며 "초과 세수분을 반영한 예산안 증액 이슈가 이번 예산 정국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통해 완전한 일상회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송영길 대표도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 "연말까지 추가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10조 이상 더 걷힐 예정"이라며 "이 재원을 기초로 우리 국민에 대한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겠다고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재난지원금을 최하 30만~50만 원 정도 추가 지급해 1인당 100만 원까지 늘려야 한다며 연일 이슈화에 열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당과 사전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고 나온 것을 두고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여야간 정치적 타협이 없는 한 쉽지 않은 일이라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전례가 없을 정도로 반영해야할 예산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당내 경선 후보였던 박용진 의원은 "재난이 집중된 계층과 사람들에게 더 많이 두텁게 지원되는 것이 맞는다고 말씀을 계속 드려왔다"고 말했다.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한 것으로 읽힌다.

오영훈 의원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우상호 의원은 "이 후보가 당과 논의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대표 후원회장을 맡았던 송기인 신부는 이날 송 대표가 마련한 후원회장단 오찬 회동에 참석해 "민주당의 후보가 된 이상 민주당의 정책을 제대로 따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전국민 추가 재난지원금' 주장에 대해 "후보가 지금 상황에서 생각 안 했던 것을 (해서) 크게 일을 벌인다. 그건 당 안에서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송 신부는 부산·경남 지역 민주화 운동의 대부이자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의 멘토로 꼽히는 인사다. 송 신부는 경선 과정에서 이 전 대표를 위해 매일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은 대선을 앞둔 터라 여당의 '금권선거'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 초기와 달라 이제 데이터를 갖고 실제 피해를 입은 분들 위주로 두툼하게 손실보상 대부분을 지원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준표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또 현금 살포로 지난 총선 때와 같은 매표 행위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참 후안무치한 짓"이라고 질타했다.

유승민 후보는 "의도적으로 세금으로 매표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저분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면 나라 곳간을 거덜 내는 데는 한순간"이라고 꼬집었다.

그동안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일관되게 선별 지급을 주장했던 정부는 난감한 처지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전날 "로마까지 와서 그 얘기를 하기엔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오는 5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출석을 시작으로 내년도 예산 심사를 받는다. 심사 과정에서 야당뿐 아니라 민주당 친이재명 의원들의 압박도 거셀 전망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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