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결국 근로소득으로 살 수 있을 정도로 떨어질 것"

김지원 / 2021-11-02 11:47:19
"가격 세계에 연착륙 없어…2011년엔 30% 떨어졌다"
"거품붕괴는 당연…젊은 세대 영끌해서 살 필요 없어"
집은 '사는 곳'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선 아니다. 진작 그 의미를 잃었다. 단순히 주거공간이 아니라 빈부를 가르는 장벽, 양극화의 상징이 되었다.

무주택 서민, 2030세대는 '이생망'의 절망에 빠진지 오래다. 월급쟁이는 '영끌'을 해도 집을 가질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런 세상이 지속 가능한가.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시대가 영원할 리 없다"고 단언했다. 길게 봤을 때 부동산 가격 거품 붕괴는 당연하며, 결국엔 부동산 가격도 근로소득으로 살 수 있을 만큼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종우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10월 29일 서울 여의도 UPI뉴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이종우 이코노미스트는 증권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현역 시절 증권가 '닥터 둠'으로 불렸다.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질 때도 거품 붕괴를 경고했고,적중했다. 

—거품이 어느 정도? 꺼진다면 얼마나?

"거품이 생기면 역사적으로 봤을 때, 그 이후 모양은 뻔하다. 버블이 심한 상태를 유지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형태가 된다. 주식, 부동산 모두 가격이 떨어지는데,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어떻게 내려가냐가 관건이다. 지금은 버블이 심한 상태다. 만약 '떨어진다'라고 하게 되면, 현 가격에서 30~40% 정도 하락할 수 있다. 20억 짜리 집이 12억에서 14억 원이 될 수 있는 거다."

—어떤 흐름으로 갈 것 같나

"부동산을 얘기할 때 이런 얘기를 많이 한다. '공급이 부족하다, 정부가 정책을 잘 못썼다'라고. 그래서 지금처럼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떨어질 이유가 없다 내지는 전세대란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다 쓸데없는 이야기다. 제일 무서운 건 가격이다. 가격이 높아지면 견디지를 못하게 된다.

가격이 자기 힘을 못 이겨서 내려가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공급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어제 산 사람도 빨리 팔아야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저마다 매물을 내놓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지 않나 

"부동산 가격은 특성이 있다. 쭈욱 올랐다가 고점 부분에서 거래가 확 준다. 차이가 벌어진다. 사려는 사람은 비싸게 안 사려 한다. 굳이 왜 이렇게 비싼 값을 주고 사야 하나 생각한다. 아주 낮은 가격에 깔아놓고 기다린다. 반면 팔려고 하는 사람은 몇 년 상승에 젖어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춰서 팔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 거래가 안 되면서 가격 벌어져 있는 상태가 일정기간 이어진다. 지난달에 서울 아파트가 총 2500여 채 정도 거래됐다. 한 구에서 100채 가량 거래된 건데, 그걸 30일로 나눠보면 하루에 한 구에서 3채가 거래된 거다. 거래가 안 되는 상태에 이미 들어간 거다. 

시간이 좀 지나면 이 팽팽한 균형이 깨진다. 깨지는 건 거의 백이면 백 밑으로 깨진다. 사려고 하는 사람이 높은 가격에 사야 하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지만, 팔아야 하는 사람은 이유가 굉장히 많지 않나. 균형이 깨지면 이제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그러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현재 그런 단계 초입에 들어가 있는 상태로, 몇 개월 더 가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서울은 심한 하락은 없을 거란 전망도 있는데

"지금은 계속해서 가격이 올라가는 것만을 봤기 때문에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어'라고 생각하지만, 가격이 한 번 바뀌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진다. 부동산 가격은 몇 년 동안에 걸쳐서 올라갔다. '아 이 정도면 되지 안 오르겠다' 할 때마다 또 그 가격을 넘어가고 했기 때문에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오른다'는 쪽에 포커스를 둘 수밖에 없다. 그 얘기가 더 잘 먹히기도 한다. 가격이 오른다는 논리는 100개도 더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떨어진다라고 말할 수 있는 논리는 하나라도 자신 있게 말하기가 어려워서 더 그런 부분이 있다. 

90년대 초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2억6000만 원까지 올라갔다. 근데 그게 떨어지니까 1년 반 지나서 1억3000만 원, 딱 절반이 됐다. 그땐들 강남이라고 해서 선호가 없었겠나. 2011년 같은 경우에도, 30% 정도씩 떨어졌다. 지역은 상관없다. 모든 사람이 선호한다고 해도, 가격이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인구감소가 주택 가격의 복병이라는 기고도 하셨는데

"인구는 주택 가격을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현재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과연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전과 동일한 형태로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실제 우리보다 먼저 인구감소를 겪었던 일본은 현재 1000만 채가 넘는 빈 집이 존재한다. 일본 사람들은 땅 가격이 오른다라고 하는 걸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부동산 상황이 안 좋다. 이번 유동성 공급으로 전 세계적으로 집값이 올랐다. 미국 같은 경우는 20% 정도 올랐는데, 일본은 1%도 잘 안 올라간다. 우리에게 부동산 불패신화가 있듯, 일본인들은 부동산이 올라가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일본도 과거 부동산 불패신화가 있었다. 가격이 안 올라가면서 사람들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거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거다. 이번 국면을 넘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장기간에 걸쳐서 가격이 못 올라가고 하면 사람들 생각이 바뀔 거라고 본다." 

—젊은층은 어떻게 해야 하나 

"장기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작년에 주식열풍이 불어서 빚을 내서 주식투자를 한단 이야기가 있었다. 지난 몇 년에 걸쳐서 부동산도 난리였다. 작년엔 주식투자로 돈을 벌어서 집을 사겠다고 해서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는 이들이 많았다. 남들이 다 좋다니까 삼성전자를 샀는데, 올 초에 9만 원 하던 삼성전자가 지금은 7만 원대다. 20%가량이 빠진 거다. 만약 그런 식으로 1억 원 전체가 날아간다고 생각을 해보면, 그 사람 10년 인생이 없어진 거다. 

부동산도 똑같다.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산다'라고 하는데, 그렇게 9억 원 탈탈 털어서 샀는데 그게 30% 빠져서 6억 원 간다고 상상해보면, 인생 자체가 너무 피곤해지는 거다.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가격이 붙어 있는' 건 모두 역사적으로 한 번도 예외 없이, 가격이 오르면 떨어지고 떨어지면 오르고 그런 형태를 계속했다. 우리나라 부동산은 2015년서부터 올랐다. 거의 6~7년 오른 만큼 최장기간 상승이 이뤄진 건데, 그만큼 위험한 상태에 가 있는 거다.

지금 젊은이들이 가격을 올려주는 맨 마지막 주자인 것 같아 안타깝다. 91년도에 대치동 2억6000만 원까지 상승했을 때 그게 1년 반에 1억3000만 원이 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나. 가격이라는 게 한 번 달라지면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괜히 희생양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 UPI뉴스와 인터뷰하는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문재원 기자]

—근로소득만으로는 도저히 안되니 투자열풍이 부는 것 아닌가

"'주식으로 돈을 벌겠다'는 건 악수(惡手)다. 성공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내가 돈을 버는 걸로는 집을 도무지 살 수가 없다' 싶으면, 결국 거품이란 뜻이므로 기다리는 것이 좋다. 

부동산은 결국 소득에 대한 함수다. 사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어느 정도 소득이 뒷받침이 되어야 가격이 유지된다. 모든 이가 근로를 해서 버는 돈으로는 도저히 가격을 채울 수 없다 하면, 그다음에서부터는 어떤 생각을 하겠나. 두 가지다. 하나는 '탈탈 털어서 사보자', 하나는 '어차피 못 사는 거 월세를 살든 뭘 하든 하면서 생활을 윤택하게 살자'다.

시간이 갈수록 후자가 많아진다. 가격이 떨어지면 후자가 더 많아진다. 결국 10년 내 근로소득으로 살 수 있을 정도로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시점에서 효과적인 부동산 정책은 뭘까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줄이면 된다. 그러면 가격은 합리적으로 조정될 거다. 원초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사면 한 달에 이자 50만 원이라고 쳐보자. 금리가 계속 올라서 내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100만 원이 되면 견디기 힘들지 않겠나. 공급을 늘리자는 얘기가 많지만 공급을 늘리는 건 실제 효과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강남 재건축을 풀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러면 그 사이에 가격이 또 얼마나 올라가겠나. 하루 이틀 내에 결판이 나는 사안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가격이 올라가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을 줄이는 방법이 가장 좋다."

경제 전체 전망은 어떨까

"지금은 순환 사이클상 경기가 피크를 치고 내려오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 당분간은 경기가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전 세계적으로 정부에서 무상으로 너무나 많은 돈을 나눠줬다. 전 세계 정부가 쓴 돈을 다 합치면 34조 달러 정도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미국이 GDP로 생산할 수 있는 걸 다 더한 금액이 그 정도다. 정부가 그 정도로 많은 돈을 찍어낸 거고, 그만큼 유지되기 어려운 상태다. 그 피크를 지났기 때문에 순환적으로 경기는 어느 정도 둔화될 것이라고 본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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