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상대 이슈 선점 의도…대장동 탈출 카드 분석도
정책 행보로 합리적 중도층 표심까지 공략 포석
'불안정성' 부각…역풍맞거나 수습난항 겪을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최근 '음식점 총량제'와 '주4일 근무제', '1인당 100만원 재난지원금' 등 정책 카드를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이 얼마 남지 않자 자신의 장점으로 평가받는 '정책 선명성'을 앞세워 이슈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서는 '대장동 국면' 탈출을 위한 카드가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는 지난달 27일 '음식점 허가총량제' 구상을 시작으로 연일 정책 키워드를 던지고 있다. △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하한 기준(10만 원) 상승 △ 지역화폐 예산 증액 △ 종속적 자영업자 단결권과 교섭권 개정 △ 주4일 근무제 △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 △ 고위공직자 부동산 강제 매각 △ 재난지원금 1인 100만 원 지급 등을 언급했다.
이중 음식점 허가총량제, 주4일제에 대한 논란이 일자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지를 둔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의 잇단 이슈 던지기가 '대장동 개발 의혹' 사태로부터 유권자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음식점 총량제와 주4일제는 야권의 맹비난을 받았지만, 일부 대장동 이슈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후보 측은 쟁점 정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된다 해도 논쟁적 이슈로 대장동이 희석되기만 한다면 나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 페이스로 대선국면을 끌고 간다는 차원에서 '밑질 게 전혀 없는 전략'이라는 판단에서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1일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장동 의혹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이 후보로선 대장동 블랙홀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정책 이슈를 쏟아내 국민적 관심을 다른데로 돌리는 수밖에 없다"며 "논쟁이 되더라도 계속 정책 화두를 던져 정책으로 승부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 후보가 앞으로도 정책 행보를 이어갈 경우 합리적인 중도층의 표심까지 공략할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포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 차원에서 이 후보가 제시한 일부 정책 법안에 대한 빠른 입법 처리를 예고하며 지원에 나선 상태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가 최근 던진 화두는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입법 지원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공약에 대해선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라는 점을 언급하며 수정·보완 과정을 통해 구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번 대선의 핵심으로 꼽히는 부동산 관련 공약으로 개발이익환수제, 부동산감독원 신설 등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이슈 전환에 실패할 경우 급진적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논쟁적 이슈는 이목을 끌기에는 좋지만 과격하고 불안정하다는 이미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충분히 숙성되지 않은 정책을 꺼냈다가 자칫 역풍을 맞거나 수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개별 이슈 하나하나가 모두 중차대한 사안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자칫 뒷감당을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 후보의 정책 행보가 대장동으로 인해 파생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불안정성만 부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후보가 최근 제안한 정책들을 보면 서민들을 위한 정책인 듯 하지만 실제론 이 후보의 복지편향, 포퓰리즘 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엄 소장은 "정책 이슈로 덮을 생각을 하지말고 대장동 이슈부터 털고 가야 이 후보의 본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문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봐도 야권 후보들을 상대로 이 후보의 고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인 2030 표심을 잡기 위해서라도 이 후보가 특검을 받아들이는 등 대장동 의혹에 대한 적극적 해소 노력을 보여야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 정체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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