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존폐·역차별 해소' 중심…野 주자 젠더정책 비교

장은현 / 2021-10-22 16:09:22
윤석열·홍준표 "여가부 개편…男 범죄자 취급 안돼"
유승민 "여가부 폐지…병역 구조, 채용 역차별 해소"'
원희룡 "여성의 성범죄 피해 공포 제로로 만들 것"
여성계 "성차별 해소 아닌 성 갈등 관점 정책" 비판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4인의 젠더 정책이 구체화하고 있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21일 '여성가족부 개편', '무고죄 처벌 강화' 등을 담은 청년 정책을 발표하며 막차로 성 문제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공통적으로 후보들의 젠더 정책은 여가부 존폐, 역차별 해소, 성범죄 처벌 강화 세 방향에 집중돼 있다. 국민의힘 주 지지층으로 꼽히는 '이대남(20대 남성)'의 표를 공략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여성계에선 성차별·젠더 갈등을 일으키는 구조적 원인에 대한 분석 없이 '반페미니즘 정서'에 편승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지난 20일 대구MBC에서 합동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후보. [뉴시스]

윤 후보와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여가부 개편 혹은 폐지를 중심으로 성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원희룡 후보는 여가부 폐지를 우선순위에 놓는 것에 반대하며 '여성 안전'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윤 후보가 내세운 청년 정책은 △여가부를 양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해 업무, 예산 재조정 △무고죄 처벌 강화 △권력형 성범죄 근절 △전자발찌 평생 착용 의무화 등 성범죄 흉악범 처벌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한다. 그는 정책 발표회에서 "여가부가 양성평등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등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여가부를 타 부처와 통합 △여성할당제 점진적 폐지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여성·인구 정책'을 제시했다. "페미니즘에서 패밀리즘으로, 휴머니즘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큰 틀이다. 성범죄와 관련해선 "흉악·상습 성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거세를 집행하고 전자발찌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후보는 공약 발표 자리에서 "'성 인지 감수성'이라는 것으로 대법원에서 판결을 하니까 특히 2030 남성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며 "그런 부분도 다시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성별에 따라 어떤 차별과 특혜도 없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겠다"며 "5·7·8·9급 공무원 채용 시험의 양성평등 채용 목표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양성평등 채용 목표제는 공무원 시험에서 한쪽 성별이 합격자의 70%를 넘지 않게 하는 제도다. 특정 성별이 합격자의 30% 미만일 땐 합격선 범위 내에서 해당 성별의 응시자를 추가로 합격시킨다. '여성가족부 폐지'도 내걸었다.

유 후보는 역차별 문제에 가장 적극적이다. 그는 "'유죄추정 성범죄 재판'이라는 비판이 있는 만큼, 무고죄 수사유예 지침을 폐기하는 등 성범죄 처벌 강화와 동시에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차별을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또 병역구조 개편 공론화 위원회를 설치하고 경찰 등 국민 보호에 필수적인 업무에서 '동일 업무, 동일 기준'으로 채용하는 방안을 공약했다.

원 후보 여성 정책의 기조는 '여성들의 성범죄 피해에 대한 공포를 제로 수준으로 없애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토킹 처벌법에서의 친고죄를 비친고죄로 변경 △데이트 폭력 방지법 제정 △디지털 성범죄 클린센터 설치·운영 등을 제시했다.

여가부 존폐 문제에 대해 원 후보는 "무슨 일이 생기면 관련 단체, 기관을 없앤다는 식으로 쉽게 접근하는 건 신뢰를 떨어뜨린다"며 "여전히 우리에게 부족한 '이대녀'(20대 여성)의 지지를 배척할 우려를 만드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여성계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젠더 정책이 구조적 차원에서의 성차별 해소가 아닌 성 갈등 관점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한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는 22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성 인지 감수성을 바탕에 두지 않고, 반페미니즘 정서에 편승해 지지를 얻어보겠다는 취지의 정책이 많다"며 "성차별적 구조를 해결하겠다는 구체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여가부에 문제가 있어 없애겠다고 했으면, 어떤 방향으로 성평등을 실현하겠다는 대안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대표는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부분도 '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여성들이 요구하는 낙태 비범죄화, 동의 여부 중심의 강간죄 처벌과 같은 부분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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