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닭 퍼포먼스' 이강소 작품 자택에 걸어둔 사연은

조성아 / 2021-10-21 16:05:16
보이지 않는 '기(氣)'의 존재, 만물의 기운 시각화 지난 추석 연휴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의 자택이 공개됐다. SBS 주말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를 통해서다. 윤 후보 자택,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는 부인 김건희 씨 관련 논란으로 이목을 끌던 곳이다. 내부 공개만으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호사가들의 눈길은 김치찌개를 끓이고, 계란말이를 만들며, 이승철 노래를 부르는 윤 후보 말고 집안 장식들에 꽂혔다. 벽면을 장식한 미술 작품들은 그중 하나였다. 거실과 주방 공간 벽에 총 세 점의 그림이 걸려 있는데, 이 중 주방 쪽에 걸려있는 큰 흑백 작품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작가 이강소(78)의 작품이었다. 서울대 회화과를 나온 이 작가는 '닭 퍼포먼스'로 화제가 됐던 한국 실험미술의 대표작가 중 한 명이다.

▲SBS '집사부일체'에서 공개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자택. 식탁 뒤 벽에 이강소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다. [방송화면 캡처]

▲이강소 작가의 세트판화집. 왼쪽 아래가 윤석열 후보 자택에 걸려있는 작품이다.[출처 K-Artprice] 

동물학대 논란 빚은 실험적 작가 

이강소 작가는 1975년 파리비엔날레에서 닭 발목에 끈을 묶고 이를 전시장 목재 기둥에 묶었다. 그리고 기둥 주변에 석고 가루를 뿌려 닭이 돌아다닌 흔적을 관람하게 했다. 이른바 '닭 퍼포먼스'였다. 이밖에도 사슴 뼈를 재조립한 작품 등 파격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여 왔다. 

2018년 개인전에서는 파리비엔날레에서 했던 닭 퍼포먼스를 '무제 75031'을 통해 재연해 동물학대 논란을 야기했다. 당시 동물보호단체에서는 "이 작가가 동물학대 비판을 무시하고 계속 닭 퍼포먼스를 재연하고 있다"며 전시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작가는 1970년대 다양한 퍼포먼스와 실험적인 작업들을 거친 뒤 회화와 조각에 집중해 왔다. 오리 그림을 많이 그려 '오리 작가'로 불린다. '그려지다 만 듯'한 몇 개의 선만으로 이뤄진 것이 '이강소 회화'의 특징이다. 

"보이지 않는 기(氣), 내 그림의 중요 요소"

이강소 작가는 평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영혼과 기운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부터 익혀온 동양철학과 양자역학 등에 기반을 둔 그의 예술 세계는 작품 곳곳에 녹아있다. 만물의 기운을 붓으로 시각화하는 것이 그에게 큰 과제였다. 보이지 않는 '기(氣)'가 존재한다고 믿고, 항상 '기'를 이미지로 남기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이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그림을 그릴 때 공기에 존재하는 기와 내가 딛고 있는 땅의 기운을 받고 그 밖에 모든 기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나의 손놀림을 느끼며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보이지 않는 기가 내 그림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를 작품에 드러내기 위해 일필휘지하는 붓질로 수묵화 같은 그림을 그려왔다. 

이강소 작품, 수백~수천 만 원에 거래

윤 후보의 자택에 걸린 이강소 작가의 작품 역시 역동적인 붓의 움직임이 특징인 그의 작품 세계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1994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이 작가의 '세트 판화집(94043/94044/94045/94073)' 중 한 작품이다. 일련 번호들이 해당 판화집의 제목이다. 어떤 의미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4연작' 석판화작품으로 2018년10월22일 경매를 통해 거래된 기록이 있다. 당시 경매 낙찰가는 150만 원으로 그리 고가의 작품은 아니다. 현재 이 작가의 작품은 수백만 원에서 수천 만 원 대까지 다양하게 거래되고 있다. 

경매를 통해 거래됐던 이강소 작가의 작품이 어떤 연유로 윤 후보 자택에 걸리게 된 것일까. 이 작품에 대해 이강소 작가의 딸 이선민 씨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강소 작가의 작품이 맞다. 하지만 경매에서 얼마에 팔렸고 누구에게 팔렸는지는 작가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윤석열 후보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술전시 일을 하고 있는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구입했거나 선물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 3월 퇴임한 윤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는 미술 작품에 대한 신고 내역이 없었다. 보유하고 있는 미술 작품들이 신고 대상 가격에 미치지 않아 신고하지 않았을 수 있다. 혹은 검찰총장 퇴임 후 보유하게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에는 품목당 500만 원 이상의 보석류, 골동품, 예술품을 신고하도록 되어있다. 

KPI뉴스 / 조성아·이준엽 기자 j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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