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대통령은 미세한 각론보다 통치철학 더 중요"
元 "본인 공약 기초 공부도 안되면 거짓 공약" 국민의힘 원희룡 대선 경선후보가 토론 때마다 홍준표 후보 공약의 구체성과 현실성을 캐묻고 있다. 지난 13일 TV토론에서 홍 후보의 '국민소득 5만불 도달' 공약의 5년 임기 내 실현 여부를 따졌고 18일 토론에서는 '부산·울산·경남 수소경제' 공약을 파고들어 홍 후보를 당황하게 했다. 노련한 정치 수완에 비해 디테일은 부족한 홍 후보 취약점을 공략해 정책 전문성을 부각하려는 모습이다.
원 후보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 공약에 대한 기초공부도 안되면 국민께 '거짓 공약'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홍 후보를 직격했다. 그는 "수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왜 필요한지, 생산비용은 얼마나 소요되며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수소경제시대를 열 수 있는지에 대해 토론하고자 했다"며 "내각에 물어서 하면 된다는 말씀을 듣고 참으로 곤혹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영화 한편 보고 탈원전을 내각에 지시하는 분과는 달라야 하지 않겠냐"고 꼬집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재난을 다룬 영화 '판도라'를 본 뒤 탈원전 신념을 갖게 됐다고 알려진 점에 빗대 '공부 부족'을 지적한 것이다.
원 후보는 18일 홍 후보의 부울경 수소경제 공약에 대해 물으며 "수소는 무엇으로 만드냐"고 물었다. 홍 후보가 "수소는 H₂O 아니냐"라고 답하자 원 후보는 "H₂O는 물"이라며 "5년 내 수소경제를 만든다면서, 할 수 있는 것만 한다면서 수소를 뭘로 한다는 것인가"라고 몰아세웠다. 홍 후보는 "지난번에도 원 후보에게 당했는데 이번에도 당했다"고 웃어넘기며 "다음부터는 수소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나오겠다"고 했다.
그러나 홍 후보는 토론 직후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탄소중립 시대에 청정 에너지인 수소경제 시대를 구축하겠다고 결심하고 내각에 지시하면 되지 수소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세세한 부분까지도 알아야 되는지는 의문"이라며 원 후보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대통령은 각분야 통치철학만 확고하면 되지 않느냐"며 "미세한 각론까지 다 알아야 한다면 그런 대통령은 지구상에 아마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선주자로서 자기가 내세운 공약의 기초적인 내용은 알아야 한다는 원 후보의 주장과 통치철학을 중시하는 홍 후보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 말이 맞느냐와 상관없이 공약을 두고 벌이는 공방에서 버벅거리거나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후보는 어느 정도 이미지가 깎이는 것이 사실이다. 홍 후보가 원 후보에게 "골탕을 먹었다"고 푸념하는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두 대선주자의 '디테일 논쟁'에 대해 "정책 전문성과 국정 철학 둘 다 갖추면 정말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공약의 세부사항을 다 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에겐 전문성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는 사람을 쓰는, 용인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그렇지만 그저 통치철학만 확고하면 된다는 주장이라면 홍 후보가 윤 후보의 정치권 경험 부족을 대선주자로서의 약점으로 파고들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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