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본선 채비 속도…與에 '화합', 野엔 '강공' 모드

김광호 / 2021-10-15 14:14:07
의원총회 참석해 與의원들과 첫 상견례…'원팀' 강조
'이재명 구속' 언급한 설훈 끌어안고, 박광온과 악수
尹 향해선 파상 공세…"정치 중단하고 후보 사퇴"
'대야 전선' 구축해 與 지지층 결집노리겠단 포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경선 후유증을 딛고 본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쟁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 측 세력을 끌어안으며 '원팀' 다지기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를 향해선 다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대야 전선 강화로 내부 결속을 꾀하며 주춤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당 내홍과 대장동 의혹으로 불어닥친 위기를 '투트랙 전략'으로 돌파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설훈 의원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15일 의원총회에 참석해 소속 의원 전원과 첫 상견례를 가졌다. 그는 "콘크리트가 되기 위해서는 시멘트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당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어 "서로를 인정·존중하고 함께 할 때 1+1은 2가 아니라 3이 되고 4가 되어 큰 힘을 맞이하게 될 큰 장벽들을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며 '원팀'에 방점을 찍었다.

이 후보는 이 전 대표와 지난 13일 경선 승복 발표 후 통화를 나눠 국정감사 이후 만나 향후 계획을 의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품격과 품넓음에 진심으로 감동했다"며 "많은 가르침을 받고 함께 하겠다"고 추켜세웠다.

경선 후유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이 전 대표 달래기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지율 정체기를 맞으며 위기에 처한 이 후보에겐 '친문' 세력이 대거 밀었던 이 전 대표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선거 앙금을 털어내고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하기 위해 내부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의총 뒤 이낙연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설훈 의원과 마주치자 두 팔을 벌려 끌어안았고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선 설 의원에게 "아쉬움과 상심이 크셨을텐데 대의를 위해 결단해주셔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설 의원은 이 전 대표 캠프에서도 이 후보 측과 가장 감정의 골이 깊게 패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경선 직후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 수사와 관련해 구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 후보는 이낙연 캠프의 총괄본부장이었던 박광온 의원을 만나서도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운데)가 15일 의원총회에서 송영길 대표(앞줄 왼쪽 두번째) 등 의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여야 양강구도를 이어가고 있는 '맞수' 윤 후보를 향해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제기한 징계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한 것을 두고 "마치 친일파가 신분을 위장해 독립군 행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페이스북에 "윤 후보의 검찰권 남용과 직무상 의무 위반이 확인됐다"며 "법을 가장 잘 지켜야 할 검찰총장이 법을 위반하고 권한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국민을 속인 행위에 책임을 지고 사죄하고 후보 사퇴는 물론 정치 활동 중단을 선언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현직 검찰총장이면서 치밀한 피해자 코스프레로 문재인 정부에 저항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급기야 이를 대선 출마의 명목으로 축적하고 검찰총장 사퇴 후 야당 후보로 변신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윤 후보가 공부 많이 한다고 해서, 현재 상태론 국정을 몰라도 공부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최근에 어떤 스님한테 가서 공부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정법강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천공스승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제대로 된 선생님한테 가서 해야지 '왕(王)자' 쓰시고 이상한 이름 가진 분들한테 가서 국정 배우면 나라가 큰일 난다"며 "지금부터라도 빨리 스승을 제대로 잡고 공부를 하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본격적인 '윤석열 때리기'에 나선 이 후보를 두고 '대야 전선'을 의도적으로 구축해 관심을 밖으로 돌리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 당 내부가 경선 후 내홍을 겪으며 혼란에 빠지자 야권의 대표 주자인 윤 후보를 공략해 여권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후보보다는 오랜 시간 양걍구도를 이어온 윤 후보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혀왔던 윤 후보를 집중 공략해야 여권 지지층의 위기감을 자극하고 중도층까지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장동 이슈가 워낙에 파급효과가 크다 보니 이 후보가 '이재명 대 윤석열'로 각을 세워 탈출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후보들에 비해 여권 지지층의 반감이 높은 윤 후보를 공략해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다만 이 후보가 국감을 통해 대장동 의혹을 털어버릴 가능성은 낮게 봤다. 정쟁에만 함몰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국감을 통한 해명에는 한계가 있기때문에 국정조사 등을 받아들여 하루빨리 의혹을 해소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며 "야당의 '이재명 게이트'라는 프레임을 전환해야 이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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