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야당 탄압"·"정권 방탄처" 반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6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조성은 씨가 서로 공모해 '고발사주 의혹'을 제기했다는 '제보사주 의혹'에 대한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또 고발사주 의혹 관련자인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 결과가 대선판 전체를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되는 만큼 공수처가 '수사 형평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신경쓰는 모양새다.
공수처 수사2부(부장검사 김성문)는 박 원장을 전날 국가정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 캠프는 지난달 13일 박 원장과 조 씨, 성명불상 인물의 3명이 고발사주 의혹에 관해 언론 제보를 모의했다며 공수처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공수처의 박 원장 입건은 고발장 제출 20여일이 지난 뒤라 윤 후보와 비교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수처는 박 원장과 함께 고발된 조 씨와 성명불상의 인물은 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정 의원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자택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한시간 반 가량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달 10일 착수했던 고발사주 의혹 수사의 연장선이다. 공수처는 손준성 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하 검사)이 지난해 총선 전 전달한 고발장이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조 씨를 거쳐 정 의원에게 들어간 것으로 의심하고 관련 증거를 확보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영장에는 당시 오갔던 관련 문건이 대상이라고 적시돼 있었지만 사무실 서류와 컴퓨터, 휴대전화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며 "이 사건은 저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혀 상관없는 제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한데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장 입건으로 국정원의 정치 중립 문제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고발에 따른 절차상 입건이 박 원장의 정치개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정치 중립'을 강조해 온 박 원장이 수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대선 국면에서 정치 공세의 빌미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공수처가 여야 모두를 겨냥했지만 형평성을 위해 기계적 균형을 맞춘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수처가 '윤수처(윤석열 수사처)'라고 불릴 만큼 윤 후보 관련 의혹 수사에 집중해 온 탓이다. 정 의원을 압수수색한 날 박 원장에 대한 수사 착수 사실을 알린 것 역시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공수처는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선 여권 성향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고발 나흘 만에 윤 후보를 입건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반면 제보사주 의혹은 상대적으로 검토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면서 편향성 논란을 부른 바 있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의 정 의원 압수수색을 두고 "야당 탄압", "정권 방탄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불법적인 압수수색도 모자라, 공수처가 이번에는 국정감사 기간 버젓이 야당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행했다"며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서는 열흘이 지나서야 겨우 고발단체를 조사했던 공수처지만, 실체도 없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벌써 두 번째 압수수색"이라고 성토했다.
강민국 원내대변인도 "현재의 공수처는 야당에겐 단 칼에 베어버릴 듯 전투적이더니 정부 여당을 위해서는 '방탄처'를 자처하고 있다"며 "공수처가 이렇게 대놓고 정권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이유는 아마도 커져만 가는 대장동 게이트 이슈를 덮어 버리기 위함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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