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 낀 세계경제…증시·부동산 거품 폭발 위험

안재성 기자 / 2021-10-05 17:05:38
인플레이션·금리 상승 등 동시다발적 리스크 발생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조정 국면 장기화할 듯"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다. 미국의 지지부진한 부채 한도 협상,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Evergrande)그룹의 거래 정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및 인플레이션 우려 등 악재가 겹치면서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5일 코스피는 1.89% 폭락, 2962.1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24일(종가 2996.35)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이 무너졌다.

헝다그룹이 상장된 홍콩항셍지수는 4일(현지시간) 2.3% 하락한 2만2022.64로 장을 마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94% 내린 3만4002.9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30%, 나스닥지수는 2.14%씩 각각 하락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9% 낮아진 2만7822.12를 나타냈다.

▲ '헝다 위기', 인플레이션 우려 등 겹악재에 글로벌 증시가 약세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 전체가 장기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는 예상까지 나온다.[셔터스톡]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겹악재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성질의 것들이라 장기 침체까지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약 28조4000억 달러에 달해 법정 한도인 22조 달러를 초과했다. 따라서 부채 한도 상향이 필요하지만, 야당인 공화당의 비협조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채 한도 조정에 실패할 경우 미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대출금리 및 신용카드 이자가 급등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미 재무부는 "오는 18일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헝다 위기'는 헝다 한 곳의 파산이 아니라 중국 경기 전체를 크게 둔화시킬 위험이 큰 것으로 진단된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부동산 비중이 29%에 달하는 데다 헝다처럼 과도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헝다 위기는 부동산에 의존한 중국의 전체 성장 모델의 문제라 오랫동안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며 "중국 GDP 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헤지펀드 키니코스 어소시어츠의 창업자 짐 차노스도 "헝다 위기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리먼 사태' 이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 중국 31개 성급 지역 중 20개 성에서 전력 부족으로 정전 사태가 빚어지는 등 심각한 전력난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현상 등도 우려 요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전력난은 헝다 위기보다 더 무서운 악재"라면서 "하반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증시의 조정 국면이 길어지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부담을 반전시킬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물가와 금리 상승으로 인한 증시 조정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지수가 조정이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며 "올해 하반기 약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등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진행 중이라 증시 침체는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 전체로 퍼질 위험이 제기된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는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 전체에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호연계성 및 상승작용으로 인해 파급력이 증폭되는 '퍼펙트 스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파급 경로를 면밀히 살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스트 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헝다 위기 등으로 인해 10월 부동산과 증시가 함께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조정 국면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풀린 글로벌 유동성이 일으킨 거품이 걷히는 흐름"이라며 "부동산까지 포함해 길고 고통스러운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안재성 기자

안재성 / 경제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