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기준금리 인하 이후 공시·예정이율 즉각 인하한 것과 대조적
"금리 인상폭 작아 올해 영향 없을듯…기준금리 추가 인상시 반영" 지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후 은행들은 일제히 예·적금 금리와 대출금리를 올렸다. 그러나 보험사들의 반응은 달랐다. 이후 두 달이 지나도록 주요 생명보험사들의 공시이율과 예정이율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보험가입자들이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는 뜻이다.
보험은 저축이 아니니 이율을 중요치 않게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사실 보험사의 공시·예정이율은 매우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매월 보험료를 내지만, 질병·상해·사망 등이 발생하거나 해지하기 전에는 보험사들은 보험금 혹은 해지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대신 그 기간 동안 소비자가 낸 보험료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한다.
공시·예정이율은 이렇게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얻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률을 반영한 값으로 보험료 산정 근거 중 하나로 작용한다. 예상수익률이기에 높을수록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차이점은 공시이율은 변동금리, 예정이율은 고정금리란 점이다. 예정이율이 적용된 상품은 만기 시까지 해당 이율이 그대로 유지된다. 공시이율은 매월 보험사가 공시하는 이율에 따라 변한다. 오랫동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은 예정이율보다 공시이율을 선호하고 있다.
공시이율이든, 예정이율이든 높을수록 소비자에게 유리하고 보험사에게 불리하다. 주요 생보사들이 공시·예정이율 인상에 인색한 이유일 것이다.
1일 각 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10월 보장성보험 공시이율은 2.0%로 8월 수준을 유지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2.20%, NH농협생명은 2.30%로 모두 8월과 같았다.
저축성보험도 삼성생명의 10월 공시이율은 2.25%로 8월과 동일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오르긴 했지만, 소폭 인상에 그쳤다. 한화생명은 2.22%, 교보생명은 2.26%로 각각 8월 대비 0.01%포인트씩만 상승했다.
농협생명의 10월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2.20%에 그쳐 오히려 8월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한은 기준금리와 거꾸로 움직인 것이다.
예정이율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요 생보사 네 곳 모두 2.00%로 유지됐다.
이는 작년 3월 코로나19 사태로 한은 기준금리가 인하되자마자 보험사들이 즉시 공시이율을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생명은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을 지난해 3월 2.50%에서 4월 2.49%로 내린 뒤 매달 인하해 12월에 2.27%까지 낮췄다. 교보생명은 보장성보험 공시이율을 작년 3월 2.45%에서 4월 2.34%로 0.11%포인트 낮췄다.
농협생명도 작년 3월 보장성보험 공시이율을 2.54에서 4월 2.40%로 0.14%포인트 인하했다. 저축성보험도 같은 기간 2.43%에서 2.33%로 떨어뜨렸다.
예정이율도 인하됐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작년 4월에 예정이율을 2.5%에서 2.25%로 내렸고, 그해 10~12월에 각각 1개와 2개 상품에 대해 다시 2.0%로 인하했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치, 거꾸로 보험사에게 유리한 조치는 번개처럼 빠른데, 반대의 경우는 거북이처럼 느리니 비판의 시선이 적잖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시이율과 예정이율은 시장금리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 동향, 전략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따라 오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는 "공시·예정이율 인하는 해당 보험사에게 유리하니 즉시 하지만, 인상은 불리하니 타사의 대응을 보면서 천천히 따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요 생보사 관계자는 "지난해 3월에는 한은 기준금리가 0.5%포인트나 떨어졌지만, 이번 변동폭은 0.25%포인트라 반영이 느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거나 내년초에 1.25%까지 상승하면, 보험사 공시·예정이율도 자연히 오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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