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경선 중 규정 문제삼는 건 불공정, 부적절"
당 선관위 "전문가 의견 청취 등 논의 결과 문제없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사퇴 후보 무효표 처리를 놓고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선 투표 여부가 달린 1, 2위 후보 간 갈등이 치열하다. 무효표 처리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확연할 수 있어서다.
누적 득표율 34.71%로 2위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은 30일 "결선투표가 잘못된 해석으로 무력화 됐을 때 당의 단합과 통합이 저해된다"며 당무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당 선관위의 무효표 처리 결정에 대한 재해석을 위한 것이다. 53.37% 득표율로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경선 진행 중 규정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반박했다.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누적 득표율을 계산할 때) 분모가 줄어들도록 만들면 47% 받은 분이 51% 받은 것으로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결선투표를 못하게 되기 때문에 당 선관위가 정한 무효표 처리 계산법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측이 문제 삼는 조항은 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 규정'의 59조 1항과 60조 1항이다. 전자엔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하는 때에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고 명시돼 있다. 후자엔 "선관위는 경선 투표에서 공표된 개표결과를 단순합산해 유효투표 수의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고 적혀 있다.
규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다. 이 규정을 선관위가 '잘못 해석'했다고 보는 것이다. 후보가 사퇴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 전에 이뤄진 투표는 그대로 두고, 사퇴 후 해당 후보자에게 투표한 '미래 표'만 무효로 처리해야 한다는게 이 지사 측 주장이다.
설 의원은 "후보 결정 자체가 잘못될 수 있는 소지를 갖고 있는 사안이면 바로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동원해 이 잘못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사퇴 시 무효로 처리한다는 59조 1항은 소급효력을 적용하라는 게 아닌, 장래효력을 적용하라는 규정"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유권해석 권한을 가진 당무위를 소집해 해당 문제를 논의한 뒤 바로잡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재명 캠프 수행실장인 김남국 의원은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불공정 시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이 전 대표 측에서 문제 삼는 규정에 대해 재논의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당 선관위는 이 조항 자체가 너무나 명확하고 명쾌하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해석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 말처럼 선관위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선관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기홍 의원은 통화에서 "선관위에서 전문가 의견을 듣는 등 논의를 한 결과 해당 규정은 어떠한 해석을 할 필요 없이 명료하게 규정돼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선거 임박해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 특정 캠프 주장에 따라 규정이나 해석을 바꾸면 불안정할 것"이라며 "다시 논의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두 후보를 제외한 타 후보 측과 당내 기류는 대체로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편이지만 이 전 대표 측의 의견에 공감이 간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관계자는 "사퇴 후보가 받은 표를 완전히 없애버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그 후보를 뽑은 사람들의 투표 행위가 사리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측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었다면 선관위 결정이 있기 전에 더 강하게 주장을 했어야 하는데 늦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석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이해가지만, 지금은 경선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단합을 해치는 식의 발언을 삼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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