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등장 인물 역대급…SK 최태원 여동생도 거명

허범구 기자 / 2021-09-24 15:59:09
SK 최기원, 킨앤파트너스에 400억원 빌려줬다 손해
연10% 이자받는 계약…원금·이자 제대로 회수 못해
崔, 킨앤파트너스 박 대표와 근무…신뢰 쌓여 빌려줘
朴, 천하동인4호 대출로 500억 이익…다른사업 실패

등장 인물이 역대급인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여당 유력 대권 주자와 야당 중진 전·현 의원이 엮여 있다. 전직 대법관·검찰총장 등 거물급 법조인들도 관련돼 있다. 급기야 재계 오너 이름도 나왔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다.

현재로선 최 이사장이 대장동 개발 의혹과 직접 연관돼 있지는 않아 보인다.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법률 자문 등 일정 역할을 한 법조인 그룹과는 사례가 다르다는 얘기다.

▲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뉴시스] 


최 이사장이 거명된 건 거액의 투자금을 빌려준 탓이다. 화천대유의 사업 초기 자금을 대여해준 투자컨설팅회사 '킨앤파트너스'에 400억 원을 빌려줘 그간 주목받아온 개인투자자가 최 이사장으로 확인됐다고 조선일보가 24일 보도했다.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 자회사 격인 '천하동인 4호'에 초기 자금 300~400억 원 가량을 댄 전주(錢主) 역할을 한 투자자문사다. 이 투자자문사는 천하동인 4호에 돈을 댄 2015년쯤 '익명의 개인'에게 400억 원을 빌려 자금을 조달했다. 킨앤파트너스는 최 이사장에게 400억 원을 빌릴 때 천화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을 담보로 제공한 바 있다.

천화동인 4호는 대장동 의혹 키맨 3인 방 중 한명인 남욱 변호사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에 8721만 원을 투자해 약 1007억 원을 배당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 이사장은 킨앤파트너스측에 자금을 빌려주고 고정 이자만 받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400억 원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해 상당한 손실까지 본 것으로 전해졌다.

킨앤파트너스는 사업 초기 자금 대출에 대한 중간 정산으로만 지난 3월 5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최 이사장은 불이익을 당했다. 킨앤파트너스가 투자 이익을 모두 챙기면서도 최 이사장에게는 이자만 지급하면 그만인 계약 구조 때문이다.

2015∼2018년 킨앤파트너스 대표이사를 지낸 박모 씨는 2015∼2017년 행복에프앤씨재단 대표를 맡았다. 행복에프앤씨재단은 SK그룹이 식문화 향상, 한식 확산 등을 목표로 2012년 설립한 사회공헌 재단이다.

박 씨는 최 이사장과 직접 같이 일하기도 했다. 최 이사장은 2014년 모친 우란(友蘭) 박계희 여사를 기리는 뜻에서 우란문화재단을 만들었다. 두 사람은 2017년까지 재단 공동대표를 지냈다. 최 이사장은 함께 근무하면서 박 씨에 대한 신뢰가 쌓여 거액을 투자했다는 전언이다.

최 이사장은 2015년부터 박 씨가 설립한 킨앤파트너스에 400억 원을 빌려주고 연 10%의 고정이자를 받는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박 씨는 담보로 킨앤파트너스가 보유한 도시개발 토지신탁계약의 우선 수익권을 제시했다. 천하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이 박 씨가 제공한 담보다.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 외에도 호텔, 커피 등 여러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하면서 전체적으로 적자에 빠졌다. 이로 인한 손실이 너무 커 박 씨는 대장동 투자 이익에도 최 이사장에게 약정된 이자는 물론 원금도 제대로 주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은 박 씨와 협의를 통해 킨앤파트너스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투자금을 회수할 때까지 지인들을 킨앤파트너스에 참여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킨앤파트너스의 전·현직 임원 5명은 SK그룹과 관련된 사회공헌 및 문화 재단에 재직했거나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 씨에 이어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킨앤파트너스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모 씨는 2018년 우란문화재단 이사를 지냈다. 지난 3월부터 킨앤파트너스 사내이사로 있는 안모 씨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행복에프앤씨재단 대표로 돼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최 이사장이 차명으로 화천대유에 투자했거나 천하동인 4호의 실소유자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최 이사장은 박 씨에게 빌려준 400억 원이 어떻게 쓰였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중론이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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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범구 /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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