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게이트' 하나·국민·기업銀 등도 배임?

안재성 기자 / 2021-09-24 15:50:34
하나·국민·기업銀 및 동양생명·하나자산신탁, 21.5억 투자해 10.8억 수익
1100배 수익 화천대유 등·73배 수익 성남도시개발공사 등보다 극히 불리
'추석 밥상'을 뜨겁게 달군 '대장동 게이트'가 연휴가 끝난 후에도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재명 경기지사를 업무상 배임에 의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배임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위원들이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배임이 이들만의 문제일까.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하나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동양생명, 하나자산신탁 5개 금융사에도 배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의 지분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보유한 것은 '50%+1주'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자회사격인 천화동인 1~7호(SK증권 통한 특정금전신탁)의 지분율은 총 7%다.

그 외 하나은행이 14%,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및 동양생명이 각 8%, 하나자산신탁이 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난 3년 간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총 404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830억 원을 수령했다.

5개 금융사의 배당금은 각각 하나은행이 10억5000만 원,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및 동양생명은 각 6억 원, 하나자산신탁은 3억7500만 원 등 총 32억2500만 원이다.

5개 금융사는 총 21억5000만 원을 투자해 50%의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1100배가 넘는 수익을 낸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투자금 총 3억5000만 원)는 물론, 73배 가량의 수익을 올린 성남도시개발공사(투자금 25억 원)보다도 턱 없이 적은 수준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하나은행 등 5개 금융사가 어째서 이렇게 불리한 수익 배분을 용인했는지 의문"이라며 "주주에 대해 배임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수익 배분은 보기 드문 성남의뜰 지분·배당 구조에서 비롯됐다. 성남의뜰 주식은 보통주 6만9999주와 우선주 93만1주로 총 100만 주다.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보통주보다 우선주가 훨씬 많다.

보통주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가 모두 갖고 있으며 성남도시개발공사는 1종 우선주, 하나은행 등 5개 금융사는 2종 우선주를 소유하고 있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배당에서 우선할 권리를 지닌다. 성남의뜰도 우선주주들에게 먼저 배당하긴 했다. 다만 매우 제한적인 금액만 줬다.

1종 우선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18년에 1822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2019년에는 배당금이 없었고 2020년에 8억 원이 배당됐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주주 간 합의서 등 관련 계약서가 공개되지 않았기에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성남도시개발공사가 1822억 원의 배당금을 우선적으로 보장받은 것으로 추론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외 추가적인 수익이 발생했을 때 일정 비율을 배당받기로 계약돼 2020년에 8억 원을 더 수령한 듯 하다"고 덧붙였다.

2종 우선주주인 하나은행 등 5개 금융사는 2018년에 투자금의 100%만큼, 2019~2020년에는 25%만큼씩 배당받았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2종 우선주주들에게는 먼저 투자원금을 보장한 뒤 추가 수익이 발생할 경우 매년 투자원금의 25%씩만 더 주기로 계약된 듯 싶다"고 관측했다.

그리고 나머지 수익은 모두 보통주주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에게 돌아갔다. 일례로 지난해 성남의뜰은 1종 우선주주에게 주당 1600원, 2종 우선주주에게 주당 1250원씩 배당한 반면 보통주주에게는 무려 주당 100만3764원이나 배당했다.

우선주주들에게는 제한된 금액만 먼저 배당한 뒤 그 외 수익을 전부 보통주주들에게 몰아준 것이다. '금싸라기 땅'이라 불릴 만큼 좋은 입지에 집값 폭등이 겹쳐 대장동 개발사업은 막대한 수익을 냈다. 이에 따라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가 챙긴 배당금은 엄청난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보통주보다 우선주가 훨씬 더 많은 점, 전체적으로는 매우 낮은 지분율(7%)의 특정 주주가 보통주를 전부 소유한 점, 배당금이 보통주주에게 쏠린 점 등은 이례적이다 못해 비상식적인 구조"라고 꼬집었다.

그는 "처음부터 보통주주들에게 거액의 수익을 몰아주기 위해 짜여진 구조일 수 있다"며 "이를 알고도 받아들였다면,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물론 하나은행 등 5개 금융사도 배임으로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반 주주로, 사실상 의결권을 지닌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하나은행 등 5개 금융사가 반대했음에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위와 같은 수익 배분을 강행했다면, 금융사들은 배임을 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성남의뜰에 참여한 은행 등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노리고 들어간 재무적투자자(FI)일 뿐,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았다"며 "미리 투자원금을 보장받은 건이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기에 배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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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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