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 "위험은 공공, 수익은 민간…수익 흘러간 곳이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

안재성 기자 / 2021-09-16 22:47:10
"위험은 공공이 부담…화천대유 등은 수익만 챙겨"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 나올 법한 상황"
"위험부담은 공공 부문이 짊어지고, 수익은 민간투자자에게 흘러갔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가 설명하는 '대장동 개발' 사업의 핵심이다. 김 대표는 "최종적으로 수익이 흘러들어간 곳이 어디냐가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회계사인 김 대표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을 지냈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진영 논리'에 갇힌 인사는 아니다. 김 대표는 '조국 사태' 당시 참여연대의 미적지근한 대응을 비판하면서 뛰쳐나갔다. 흔히 '조국 펀드'로 알려진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의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한 김 대표의 날카로운 분석에 세상이 주목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강양구 기자, 권경애 변호사, 서민 단국대 교수 등과 함께 '조국 흑서'로 알려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집필하기도 했다.

여당의 유력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연관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김 대표의 분석은 예리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4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성남시 대장동 일대 92만481㎡(약 27만8000평)의 부지에 5903세대가 입주하는, 약 1조5000억 원 규모의 '미니신도시' 사업이다.

이 시장은 당시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를 내세워 성남도시개발공사와 민간사업자가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을 공동 설립해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실제 수익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아닌, 화천대유 등 민간투자자가 훨씬 더 많이 가져가서 논란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개발이익환수가 아닌, '개발이익 삥땅'"이라고 비판했다.

▲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 [뉴시스]

돈의 흐름을 쫓는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김 대표는 UPI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흔히 '대장동 게이트'로 불리는 이 사건을 조목조목 명쾌하게 분석했다.

-이재명 지사는 개발 사업에서 화천대유가 100% 위험부담을 짊어졌다는데.

"그렇지 않다. 해당 지구에 지주 작업(땅 수용 등), 인·허가 과정 등 중요한 일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도맡아 했다. 판교에 가까운 대장동, 이 금싸라기 땅에서 힘들고 중요한 업무는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처리해주는데, 민간투자자들에게 무슨 리스크가 있겠나."

-지분 구조,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역할 등을 감안할 때 수익 배분이 적절하다고 보나?

"앞서 말한 대로 공적 영역에서 맡은 일을 고려하면 비상식적이다. 성남의뜰 지분 '50%+1주'를 소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지난 3년간(2018~2020년) 1830억 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그런데 지분율 1%의 화천대유는 같은 기간 557억 원, 6%의 SK증권은 3460억 원씩 각각 배당받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지분율이 화천대유와 SK증권 합의 7배가 넘는데, 배당금은 거꾸로 절반 이하에 불과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왜 이렇게 불리한 수익 배분에 합의했을까?

"그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주주로서 의결권을 쥐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성남시와 시민들에 대해 배임의 여지가 있다."

-SK증권은 성남의뜰에 직접 투자한 건가?

"대리인일 뿐이다. 천화동인 1~7호, 총 7명의 투자자가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SK증권을 통해 간접투자했다. 이 중 천화동인 1호는 화천대유가 투자해 만들었고, 천화동인 2~7호는 실소유주가 알려져 있지 않다."

-천화동인 1~7호가 가져간 배당금은 얼마나 되나?

"천화동인 1호는 약 1억500만 원을 투자해 최근 3년간 약 1208억 원의 배당금을 받아갔다. 천화동인 2~3호는 약 870만 원씩 투자해 약 101억 원씩의 배당금을 가져갔다. 천화동인 4~7호의 투자금은 각각 약 8700만 원, 5600만 원, 2400만 원, 1000만 원씩이며, 최근 3년간의 배당금은 약 1007억 원, 644억 원, 282억 원, 121억 원씩이다."

-상당히 복잡한 방식이다.

"직접 투자하면 되는데도 굳이 특정금전신탁을 통한 것인데, 요모조모 따져보면 실제 투자자를 숨기고자 하는 목적 이외에는 적당한 구실을 찾기 힘들다. 특히 겨우 870만 원이나 1000만 원 투자받자고 투자자를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모집하는 건 비상식적이다."

-여기가 '대장동 게이트'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나?

"그렇다. 돈과 관련된 의혹이 터졌을 때는 그 돈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흘러들어갔는지가 핵심이다. 은폐된 천화동인 2~7호가 누구인지, 나아가 수익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추적해야 한다."

-화천대유는 전 언론사 기자 김모 씨가 설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김 씨는 자본금 5000만 원으로 화천대유를 설립한 뒤 성남의뜰에 4999만5000원을 출자했다. 그 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호에게 지급된 배당금 등을 통해서만 약 17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과연 이 막대한 돈이 한 사람에게 가도록 설계되었을까 의문이다. 화천대유는 택지조성 단계를 넘어 아파트 분양에서도 막대한 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 한 사람이 먹기엔 너무 파이가 크다. 국민의힘이 만든 구호로 보이는데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한 상황이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소프트웨어업체가 아직 개발 계획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2014년 11월에 대장동 땅을 샀다가 2015년 1~8월 동안 73명에게 지분을 쪼개 팔았다.

"상당히 수상한 움직임이다. 경향신문 보도에 나온, 대장동 개발사업 제안서를 접수한 뒤 하루만에 성남의뜰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부분도 수상하다. 이 사업과 관련, 보이지 않는 손이 있지 않나 싶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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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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