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낮은 상품부터 틀어막을 가능성 높아"…실수요자 피해 우려 "요새 온라인 대출 신청이 크게 늘고, 오프라인 창구에도 불이 났다. NH농협은행의 대출 중단,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 등 때문에 되도록 빨리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4일 이렇게 말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농협은행 외 타행으로도 대출 중단 흐름이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은행은 이미 오는 15일부터 11월말까지 일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중 신잔액 코픽스에 연동되는 상품의 신규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해당 상품들은 고정혼합금리의 경우에만 고정금리 기간 후 신잔액 코픽스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에도 전세대출 판매를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한 바 있다.
하나은행 역시 위험하다는 소문이 돈다. 하나은행의 올해 1~8월 가계대출 증가율은 4.62%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5%)에 근접했다. 5대 은행 중 농협은행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일부 가계대출 상품 등의 취급 제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며 확답을 피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대출 상품 판매 중단 등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1년 간 판매할 가계대출 총량을 매달 나눠서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문제될 수준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같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 후 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아직은 가늠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말부터 11월말까지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집단대출 등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추가적인 가계대출 규제를 예고한 점도 실수요자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끈 상품들은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 주로 실수요 상품들"이라며 "때문에 대출 중단이나 규제 가능성에 실수요 차주들은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사나 계약 날짜를 당겨서라도 전세대출 등을 미리 받으려는 차주들이 증가 추세"라면서 "우리은행까지 일부 대출의 신규 취급을 제한하면서 이런 불안감이 더 커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안감이 공포심으로 번지면서 가수요까지 대거 실수요로 전환될 경우 다른 은행들도 금세 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채워서 연쇄적인 대출 중단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결국 차주들이 많이 찾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을 취급 제한한 것"이라며 "이처럼 다른 은행들도 저금리 상품부터 틀어막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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