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 의문점…조성은·박지원 오찬날, 3자 동석, 자료유출

허범구 기자 / 2021-09-14 10:18:00
尹측 "北통신선 끊긴 다음날 박지원·조성은 식사"
與 유인태 "박 원장, L38로 기자들도 자주 불러"
尹 "오찬 때 3자 동석"…조 씨 "박 원장과 저 둘뿐"
野 "자료 언론에 공개해 공격"…조 씨 "檢에만 넘겨"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지난달 11일 만나 오찬을 함께했다. 장소는 서울 롯데호텔 38층 일식당(모모야마).

국민의힘은 조 씨와 박 원장이 공모했다며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박지원 게이트' 프레임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특히 오찬 날짜를 문제 삼아 박 원장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오찬 시점이 북한 2인자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 통신선 단절' 담화를 낸 다음날이라는 이유에서다.

▲ 2018년 1월 당시 국민의당 의원이었던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오른쪽)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고발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 [뉴시스] 


8월 11일 바로 전날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이 시작되자 김여정 부부장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8월 10일 오후부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통신연락선 통화에 응하지 않았다. 11일에도 통화를 거부했다.

윤석열 캠프 이상일 공보실장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 원장이 굉장히 분주해야 되고 긴박해야 할 시점에 조 씨하고 만났다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상한 시기에 이뤄진, 굉장히 수상한 만남"이라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 하지 말라고 호통치면서 통신선을 끊은 그 시점에 국정원장이 조 씨를 만났다. 수상하다"고 했다.

친노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그러나 '박지원 게이트'를 일축했다. 유 전 총장은 전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엉뚱하게 누가 밥 한번 먹은 (것을 가지고 국정원발 음모로 몰고 있다)"며 박 원장 스타일을 알면 조성은 씨와 식사한 것을 이해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박 원장이 먹었다는 방(롯데 호텔 38층 일식집)에 박지원 원장 아는 기자들은 거의 다 불려갔더라"며 "오늘도 어떤 기자가 말하길 자기도 거기 가서 밥 얻어먹었다 하더라"라며 호들갑 떨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비싼 식당 아닌가"라고 묻자 유 전 총장은 "비싸겠죠. 국정원장이 그 정도 판공비는 있으니까"라는 선에서 말을 아꼈다. 모모야마 정식은 10만 원대 중반, 코스는 20만 원대로 비싸다.

조 씨와 박 원장 오찬 자리에 제3자가 동석했는지 여부도 의문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전날 공수처에 "박 원장과 조 씨, 그리고 성명불상자 1인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도 "당과 캠프에서 들었는데 그 자리에 동석자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걸 거의 확인한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윤석열 캠프 기획실장 겸 특별위원인 박민식 전 의원(가운데)이 지난 13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박지원 국정원장과 제보자 조성은 씨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변호인들과 함께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당 안팎에선 홍준표 의원 캠프에서 일하는 핵심 측근 인사가 3자라는 루머가 돌았다. 정보 분야에 밝다는 얘기도 회자됐다. 윤 전 총장 측의 주장대로 동석자 존재가 확인될 경우 정치적 의도 등을 놓고 파장이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조 씨는 "11일엔 박 원장과 저 둘뿐이었다. 그 외엔 경호원만 가득했다"고 부인했다. 홍 의원 측도 "사실 무근으로 판명났다"고 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 측이 수세에 몰리니 홍 의원을 물고 들어가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트렸을 개연성이 있다"고 짚었다.

자료 유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이상일 실장은 이날 방송에서 '국정원장도 지인들과 만나서 밥을 먹을 수 있지 않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밥을 먹을 수 있는데 조 씨가 박 원장과 만나기 전날인 8월 10일, 김웅 의원으로부터 받은 텔레그램 파일 106건을 다운로드를 계속 받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조 씨는 8월 9일에 (작년) 4월 8일에 받은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 고발장을 다시 다운로드 받고 8월 10일에 106건을 다운로드를 받은 후 그 다음 날 박 원장을 만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윤석열 총장이 지시했다'고 상상하고 단정하는데 저희도 '그 자료 프린트 해서 박지원 원장한테 보여줬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상상도 못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조 씨는 박 원장과 만나기 전인 8월 9일과 10일 '손준성 보냄' 이미지 파일 110여 개를 모두 다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8월 9일 최 의원에 대한 추가 고발장 이미지 파일 8개를, 8월 10일에는 100여 개를 다운받았다는 것이다. 같은 날 김 의원과 텔레그램 대화를 캡처한 파일도 9개라고 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원장이 8월 11일 제보자를 만났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달 10일과 12일에 휴대전화 캡처된 메시지들이 언론에 공개됐다"며 "이런 것들이 야권 대선 후보 및 인사의 공격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 씨는 한 언론과 통화에서 "뉴스버스의 고발사주 의혹 보도를 당시 원치 않았기 때문에, 일방적인 보도 이후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사전에 확보해 둔 방어용 증거"라고 반박했다. "박 원장의 코치를 받기 위해서라면 만남 이후에 확보에 나섰어야 하는 것 아니냐. 박 원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도 했다.

조 씨는 "이미지 파일 140여 건이 담긴 자료는 대검찰청과 공수처 등 수사기관에만 제출했다. 뉴스버스를 비롯한 다른 언론사에 전혀 제공한 적이 없다"며 자료 유출과 관련한 새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뉴스버스도 최초 보도 당시 고발장이나 관련 자료 등을 갖고 있지 않았다"며 "며칠 뒤에 다른 언론사가 텔레그램 자료 전문을 입수했다고 보도하길래 깜짝 놀랐다"고 소개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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