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직 유지 이재명 후보와 '대비' 노린 것으로 보여
정치권선 "표심에 큰 영향 주진 않을 것"이란 견해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8일 "제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루겠다"며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두배 가까운 격차로 밀리자 배수진을 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투표를 시작한 1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다. 64만여 명이 참여하는 '1차 슈퍼위크' 투표 결과는 오는 12일 발표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던지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를 임기 4년의 21대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서울 종로구민들껜 한없이 죄송하다"며 "제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진 빚을 갚겠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가치를 위해 의원직을 던지는 게 이 시기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전남 영광 출신인 이 후보가 광주를 찾아 승부수를 던진 건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25, 26일)도 고려했다는 관측이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 4, 5일 진행된 충청권 순회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28.19%(1만841표)를 기록해 54.72%(2만1047표)의 이재명 후보보다 26.53%포인트(p) 뒤졌다. 접전을 예상했던 이낙연 후보로서는 충격적인 패배다. 결과 발표 다음 날 그는 하루 동안 일정을 취소하고 대선 전략을 점검했다.
이낙연 후보의 의원직 사퇴 선언 결정은 경쟁 주자인 이재명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사직을 유지한 채 경선에 임하는 이재명 후보와 대비되는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절박함과 결단력을 보여주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표심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퇴를 선언한 상황과 시점이 느닷없어 반향을 일으키진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직을 던질 만큼 절박하다는 것이고, 결기를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갑자기 감동의 물결이 일어 지지율 상승까지 이어지는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평론가는 "그보다 뜬금없다, 느닷없다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차라리 이재명 후보가 지사직을 던진 것이라면 '이제 본격적으로 다 던지고 준비하려나 보다'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이낙연 후보의 사퇴와 관련해선 납득이 되는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어 "'난 이재명과 다르다'는 차별화 포인트를 고민한 것 같은데 감흥이 있진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사퇴라는 것은 상대 당 주자와의 경쟁이 초박빙일 때 하나의 결심으로 보여주는 것인데 지금은 당 내부 후보끼리 경쟁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또 "아예 처음부터 의원직을 던졌다면 모르겠지만 국회의원 활동이 대선 준비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데 중간에 던지는 건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가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원직 사퇴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상태도 아닌데, 이럴 경우 (이낙연 후보의 지역구인) 종로 보궐선거와 관련해 비판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대선 때 의원직을 사퇴했던 일화를 예로 들었다.
안 대표는 19대 대선 후보 등록 이틀 후인 2017년 4월 17일 의원직을 내려놨다. 그러나 큰 영향이 없었고 안 대표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은 약 1년 2개월 동안 공석으로 유지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낙연 후보의 사퇴안이 내년 1월 31일 내 처리되면 서울 종로구 보궐선거는 20대 대통령선거일인 3월 9일에 함께 치러진다.
김 대표는 "이낙연 후보의 입장에서 지지율을 올리려면 차라리 촛불 시즌2 등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민주당 지지층을 공략한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복지 플랜'이 이낙연 후보의 대표 정책인데 내용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고 힘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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