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전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도의회 문턱 넘을까

안경환 / 2021-09-06 15:37:16
설화에 의회 경시 논란 확산되며 '통과 냉기류'
부익부 빈익빈 논란까지...안행위·예결위 찬반 팽팽
대선경선 충청권 과반 압승..."힘들어도 통과 될것"

이재명 경기지사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은 경기도의회 문턱을 넘을 것인가.

경기도의회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관련 예산이 도 의회 심의를 넘어 실제 지급에 이르게 될지 전망은 안갯속이다.

▲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전 도민 재난지원금' 도의회 통과 못하면 이 지사 '내상'

재난지원금이 경기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이 지사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망은 이 지사에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더불어민주당 대표단 일부가 '전 도민 지급 제안' 기자회견을 하면서 시작된 갈등이 이 지사와 장현국 의장간 설전을 거쳐, 이 지사의 '도 의회 경시' 논란으로 절정에 이르면서 해당 예산 심의엔 냉기류가 흐르는 터다.

여기에 '전 경기도민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이 지사가 전 도민을 대상으로 3차례 실시한 '재난기본소득'이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한다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예산 집행을 위한 도의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도 의회 안팎서 나오고 있다.


절차는 6, 7일 도 의회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안행위)의 1차 심의를 거쳐 9~1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심의 후 오는 15일 본회의 의결로 결정된다.

 

UPI 취재 결과 두 상임위 소속 의원의 찬반 의견이 5대 5로 양분돼 있어 쉽사리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 지사가 충청지역 민주당 대선경선에서 과반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은 상황 반전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해당 상임위에서 부결되더라도 결국 예결위에서 살아나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6일 도 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제354회 임시회에서 도와 도 교육청이 각각 제출한 37조5676억 원, 18조7779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을 처리한다.

 

이 가운데 최대 관심사는 단연 6348억 원에 달하는 '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예산의 통과 여부다.

 

'전 도민 재난지원금(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예산은 당초 4190억 원 규모에서 2158억 원이 늘었다. 정부의 '제5차 재난지원금 지급'에서 제외되는 소득상위 12%(당초 추계 약 162만 명) 도민이 243만 명(전체 도민 중 18%)에 달하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서다.

 

이 예산은 이날부터 시작된 안행위와 예결위 심의를 거쳐 도 의회 제4차 본회의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 실제 지급에 이르게 된다.

 

▲지난달 31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54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설전을 벌인 장현국 도 의회 의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소관 상임위, 예결위 찬반 팽팽

하지만 안행위와 예결위 소속 의원의 찬반 의견이 5대 5로 팽팽해 난항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차 관문은 이날부터 예산 심의에 돌입한 안행위다. 안행위는 민주당 12명, 국민의힘 1명 등 모두 13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 5명과 국민의힘 의원 등 6명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찬성 입장도 6명이다. 안행위 소속 윤용수 의원이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번 회기에 불참, 찬반동수가 됐다.

 

지방자치법 제64조와 도 의회 회의규칙에 따르면 도 의회 상임위 의결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가부동수면 부결 처리된다.

 

이 때문에 안행위는 윤 의원의 비대면 온라인 투표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행위 심의 기간은 오는 7일까지다.

 

안행위 심의 이후에는 예결위 심의가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 27명, 국민의힘 1명, 정의당 1명 등 29명으로 구성된 예결위는 소속 의원 간 의견 구조가 더 복잡하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는 찬성 12명, 반대 13명, 중립 2명 등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야당 2명의 의원은 반대 입장이다. 전체적으론 반대 입장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그러나 예결위는 소위원회를 구성해 우선 처리한 뒤 예결위 전체 의결을 거치는 만큼, 소위원회 구성 및 처리여부에 따라 전체 판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 안행위에서 '제3차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예산안이 부결(삭감)되더라도 예결위에서 다시 심의·의결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예결위는 도 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소관 상임위인 안행위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24시간 내에 안행위 회신이 없을 경우 동의로 간주된다. 이 때 안행위와 예결위의 가부결정이 통일되지 않으면 심의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예결위를 통과하면 오는 15일 도 의회 제35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하게 된다. 찬반 논란이 뜨거운 만큼, 전체 의원의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충북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충북 지역경선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선후보 가능성 높은 이 지사 반대는 정치적 부담

하지만 최근 민주당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민주당 대선 후보에 한발짝 다가선 이 지사의 '위엄'이 변수로 작용, 어렵지만 최종적으로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쟁은 지난달 31일 개회 이후 연일 화두로 떠올랐다. 개회 첫 날 이 지사와 장현국 도 의회 의장의 설전에 이어 안혜영 의원의 의사진행발언, 의원간 찬반 논쟁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 지사가 장 의장을 동창회 회장, 의원들을 계모임 계원에 비유하고, 한 의원이 이 지사를 향해 지적성 발언을 하는 과정에서 자리를 박차고 의회를 나서는 등의 처신이 이어지면서 '의회 경시' 논란이 크게 확산됐다.


이 상황에서 재난기본소득의 '부익부 빈익빈'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 재난지원금을 제외한 경기도 자체 재난기본소득만을 놓고 보면 소득하위 82%의 도민에는 20만 원이, 소득상위 18%에는 45만 원이 각각 지급되기 때문이다.

 

앞서 도는 1·2차에 걸쳐 전 도민에 1인당 10만 원씩의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한 바 있다.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아래 실시되는 이번 3차 재난기본소득은 소득상위 18%가 대상인 데, 이들 상위층은 지난 1·2차 때 10만 원씩 20만원과 이번 25만 원을 합해 모두 45만 원의 재난기본소득 혜택을 받게 된다.

 

반면, 하위 82%는 1·2차 때 10만원씩 2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다. 이 때문에 전 도민 재난 지원금이 오히려 도민들 간 '부익부 빈익빈'을 조장한다는 의견이 일면서 '지급 불가' 논리가 만들어졌다.

 

한 도 의원은 "재난지원금은 말 그대로 재난을 당한 도민을 위해 지원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소득하위 20%도 아니고 소득상위 도민에 더 주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재난지원금은 도민의 재난극복이 아닌 이 지사의 신념을 위한 비용일 뿐"이라며 "도 의회를 통과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의원은 최근 민주당 대선경선 과정에서 보인 이 지사의 압승이 결국은 도 의회 통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지난 주말 충청권 투표가 이 지사의 압승으로 끝난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 지사의 대선 경쟁력을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이 주축인 경기도의회가 이 지사의 핵심공약에 제동을 걸면 전체 대선 판도에도 찬물을 끼얹게 돼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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