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파업 직전 개 사진 올린 문 대통령…"이건 아니지"

허범구 기자 / 2021-09-02 17:15:44
문 대통령, 총파업 12시간 앞두고 SNS에 사진 업로드
野 잠룡 장성민 "사람이 먼저인가, 개가 먼저인가"
친문 의사 "코로나 방역 턱밑인데 개 사진 이해 안돼"
靑 "국민과 공유하려 한 것…널리 이해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SNS에 강아지 사진을 올렸다가 역풍을 맞았다. 타이밍이 고약했다.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석 달 전 마루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풍산개 새끼 7마리가 모두 튼튼하게 자랐다"라며 근황을 알렸다. "가장 귀엽고 활발할 때"라며 함께 찍은 사진도 올렸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희망하는 지자체들이 있다면 2마리씩 분양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SNS에 올린 사진. 문 대통령은 자신의 반려견 마루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선물받은 곰이 사이에서 태어난 새끼 7마리를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마루는 문 대통령 반려견, 곰이는 2018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선물 받은 풍산개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사진을 올린 시점이다. 강아지 사진은 1일 오후 7시쯤 등록됐다.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시한(2일 오전 7시)을 불과 12시간 앞둔 터였다. 

정부는 1일 오후 3시부터 제13차 노정 실무협의를 통해 보건의료노조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장성민 전 의원은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이 먼저인가 개가 먼저인가"라며 문 대통령의 개 사진 업로드를 비판했다. "지금 상황에서 일국의 국정 최고책임자가 할 일이냐"는 것이다.

장 전 의원은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메시지를 국민 앞에 내놓을 때는 민심과 민생을 먼저 살피는 것이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친문 진영에서도 "이건 아니지", "이해가 안된다"는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친문 성향이 강한 이주혁 성형외과 전문의는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집무를 안 보고 지금 강아지를 돌보고 텃밭 농사나 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 안한다"고 썼다. 이어 "그런데 코로나 방역이 턱밑인 지금 상황에서 이런 사진이 올라오는 건 좀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이 이런 사진을 올릴 시기는 아니다"라며 "단 몇시간 후,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다 해도 정부는 단 한 마디도 할 말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최동석 인사조직연구소 소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이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개인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 사생활을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은 선진국도 복지국가도 아니다. 아사, 고독사, 절망사, 노인사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그나마 총파업이 철회된 것이 다행이다. 총파업이 벌어졌다면 문 대통령을 향한 비난은 확산됐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비판이 커지자 이날 "많이 자란 풍산개의 모습을 국민과 공유하려 한 것"이라며 "널리 이해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관계자는 "국정이 항상 긴박하게 돌아간다는 점을 생각하면, 언제 사진을 올리든 또 비판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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