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사퇴, 불발에 그치나…본회의 상정 조차 미지수

장은현 / 2021-08-30 11:23:26
野 이준석·홍준표 "尹 의사 존중하는 게 맞는 것"
與 "탈당 후 조사 결과 나온 후에 거취 결정해야"
"사퇴로 책임지는 것" 41.7% vs "책임회피" 43.8%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의원직 사퇴'가 불발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 본회의 상정 조차 어려워 보인다.

의원직 사퇴안 상정 권한을 가진 박병석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역풍'을 우려해 의원직 사퇴안 처리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부친 부동산 매입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선 지난 주말 동안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안 처리를 같은 당 인사들이 독려하고 민주당이 말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국민의힘은 윤 의원 사퇴서 처리를 주장했다. 이준석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의원은 수사 과정에서 의원으로서의 불합리한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것이므로 여당이든 야당이든 윤 의원의 생각에 맞춰 가는 것이 옳지 않나"라며 사퇴안 처리에 무게를 실었다.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윤 의원 본인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맞다"며 찬성 의사를 밝혔다. "본회의를 열어 사퇴를 받아주고 자연인의 입장으로 돌아가 특수본(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의 투기여부 수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를 미화해서도, 비난해서도 안 된다. 그것이 바로 진영 논리"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탈당 후 조사를 받은 후 거취를 결정하라며 사퇴안 가결에 선을 그었다. 이용빈 대변인은 논평에서 "논란의 핵심은 (의원직) 사퇴 여부가 아니라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이라며 "윤 의원은 자신의 의원직 사퇴 발표가 희화화되는 것이 싫다면, 탈당을 먼저 하고 이후 조사 결과에 따라 정치행보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권익위 조사에서 모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불거져 지난 6월 제명당한 무소속 양이원영 의원도 "의혹을 해명하라는데 난데없이 의원직 사퇴를 들고 나오니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 모친의 의혹에 윤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은 연좌제를 적용해 저를 맹비난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여권 일각에서는 윤 의원이 부친의 부동산 투기를 사실상 시인한 만큼 사퇴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권 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3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사퇴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도 본인이 그렇게 요구하니까 정리해주자고 요청한 걸로 알고 있다"며 "민주당도 이번에 앞뒤를 재지 말고 윤 의원 같은 의원들을 무조건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리 당이 엄호해야 할 의원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윤 의원이 한국개별연구원(KDI) 재직 시절 내부 정보를 이용했을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여론 평가는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TBS의뢰로 지난 27, 28일 전국 유권자 1015명 대상으로 실시)에 따르면, 윤 의원의 결정이 "책임회피성 사퇴"라고 밝힌 응답은 43.8%로 나타났다. "사퇴로 책임지는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41.7%였다.

'책임 회피성'이라는 의견은 남성(46.8%), 40대(63.0%), 대전·세종·충청(51.5%), 진보성향층(65.1%)에서, '책임지는 것'이라는 의견은 60세 이상(51.7%), 대구·경북(51.6%), 보수성향층(58.7%)에서 높았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KSOI 홈페이지 참조.)

윤 의원 사퇴안이 처리되려면 전체 의석(300석) 중 171석을 가진 민주당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회법상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사퇴안이 가결된다. 

윤 의원 측은 사퇴안 표류에 대비해 현재 헌법소원 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초선 모임을 주도하는 박수영 의원은 "자기 직업을 결정할 수 있는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여부를 다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권익위 조사 후 한명이라도 의원직 사퇴를 시켰냐"며 "비례대표 의원 2명만 제명시킨 내로남불 민주당과 달리 윤 의원은 스스로 사퇴하겠다는데, 왜 사퇴서는 통과 안 해주나"라고 따졌다.

하지만 헌법소원은 결론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려 윤 의원의 '탈국회'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은현

장은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