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도민 재난지원금' 둘러 싼 경기도의회 '명낙대전' 심화

안경환 / 2021-08-27 15:25:10
이재명계, 의총서 민주적 절차 인정 '사과'
비 이재명계, "공개사과 하라"…'사퇴'까지 거론

'제5차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 경기도의회로 옮겨 붙은 이른바 '명낙대전'이 심화하고 있다. '명낙대전'은 경기도의회 교섭단체인 민주당내 이재명계와 이낙연계 등의 다툼을 일컬은 말이다

발단은 경기도의회내 대표적 친 이재명계인 박근철 민주당 대표의원 등이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일방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당내 의원들끼리의 다툼이지만 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의 '사퇴'까지 거론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민주당은 27일 도 의회 본회의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지난 9일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단이 '제5차 재난지원금 전 도민 지급'을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제안하고 있다. [안경환 기자]


전체 132명의 민주당 의원 가운데 110명이 참석했다. 도 의회는 전체 142석 가운데 민주당이 132석을 차지한 절대 다수당이자 유일 교섭단체다. 나머지 의석수는 국민의힘 6석, 정의당 2석, 민생당 1석, 무소속 1석 등이다.

안건은 '민주당 교섭단체 민주적 운영에 관한 절차' 단일 건이다. 도 의회 민주당 대표단이 이 지사에게 제안한 '소득상위 12%를 포함한 제5차 재난지원금 전 도민 지급 요청'과 관련, 절차적 민주주의를 어긴데 대한 절차 문제를 따지기 위한 자리다.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선 먼저 박 대표의원의 사과문이 발표됐다. 박 대표의원은 이 자리에서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정책 제안을 하면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적 중립을 포함해 향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대표의원의 사과문 발표에도 의총에선 기자회견을 통한 공식적인 사과와 정책 제안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대표단 측에서 10여 명의 의원이 발언한 뒤 결론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의총을 종료하고 오는 31일 재차 의총을 열기로 하면서 비 이재명계의 반발이 더 커졌다.

한 비 이재명계 의원은 "의총에서의 두루뭉술한 사과가 아니라 민주적 절차 위반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한 공식적인 사과와 정책 제안 철회가 있어야 한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 대표직 사퇴 요구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앞서 박 대표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대표단은 지난 9일 '소득상위 12%를 포함한 제5차 재난지원금 전 도민 지급'을 이 지사에 제안했다. 이에 이 지사는 지난 13일 경기도의회의 요청이라며 소득상위 12%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제3차 재난기본소득 지급' 계획을 발표했다.

명분상 도 의회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제안이지 실제로는 이 지사와 도 의회내 친 이재명계 의원들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소문이 도 의회 안팎에 파다했다.

이 때문에 대표단의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제안 직후 민주당 132명의 의원들이 포함돼 있는 카카오톡 단톡방에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어겼다는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표단은 소속 의원의 불만이 잇따르자 제안 이튿날인 10일 오전 긴급회의를 연 뒤 박 대표의원이 직접 사과문을 단톡방에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비 이재명계 의원들의 반발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전반기 의장인 송한준 의원을 비롯한 8명의 의원들은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절차적 정당성도, 명분도 없는 '전 도민 재난기본소득 지급' 제안 기자회견으로 의회를 분열시킨다"며 비판했다.

또 박 대표의원의 공개적 사과 및 의원들과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 결정을 한데 대한 책임을 지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지난 25일 도 의회 1층 로비에서 '제5차 재난지원금 전 도민 지급'을 일방적으로 제안했다며  박근철 대표의원의 공개적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안경환 기자] 


반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20일에는 44명의 비 이재명계 의원들이 박 대표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한 절차적 문제를 따지자며 25일 긴급 의총 소집을 요구했다.

의총 개최가 최종 27일로 결정되자 의총 소집을 요구했던 비 이재명계 의원들은 지난 25일 성명을 통해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의회 운영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며 재차 비난했다.

이 같은 갈등은 결국, 민주당 대선 경선과 맞물린 계파 간 갈등을 보여준 것이라는 시각이 크다.

도 의회 내 대표적 이재명계인 박 대표의원이 이 지사의 정책에 힘을 실으려 하자 이낙연계를 비롯한 비 이재명계 의원들이 견제에 나섰다는 것.

현재 도 의회 민주당 132명의 의원 가운데 70여명이 이재명계로 분류되고 있다. 비 이재명계는 40여명, 나머지 20여명은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

한 의원은 "의원 권리침해, 민주적 절차성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포장했으나 결국은 치열하게 진행 중인 민주당 대선 경선과 맞물려 자신들이 지지하는 대선 후보에 힘을 싣기 위한 행동"이라며 "도 의회가 더 이상 중앙정치로 인해 분열 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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